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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현상에도 느긋한 IT산업…“이미 일본제품 추격권 벗어나” 자신감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일본 엔화의 약세 현상(이하 ‘엔저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 나라 경제 산업 전반에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엔저 현상에 힘입어 수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일본산 제품들이 자동차 등 일부 해외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100엔 선을 넘어서는 엔저 약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IT산업계에선 일부 영역을 제외하곤 아직 엔저 현상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엔저 현상이 앞으로 지속된다하더라도 IT산업에선 구조적으로 일본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아 주목된다. IT부문에 있어서는 이미 구조적으로 한국이 일본과의 격차를 상당히 벌린 상황이기때문에 엔저 현상과 같은 환율적 요인으로 충격을 받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반도체-메모리,  “엔저로 흔들릴 상황 아니다” = 국내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메모리) 및 디스플레이 분야의 경우 일본 업체들과 기술 및 시장점유율 격차가 이미 상당히 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엔화 약세에 따른 직접적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오히려 엔저 약세 현상으로 인해 실리콘 웨이퍼, 화학물질, 편광필름, 유리기판 등 원료를 일본으로 부터 기존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구매 측면에선 유리할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오히려 엔저효과로 인해 회사 내부적으로는 적지않은 원재료 수입비용 절감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낸드플래시의 경우 도시바가 삼성전자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선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마이크론이 인수한 엘피다도 이번 엔저 현상으로 국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경우  ‘자생’ 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일각에서는 제기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장악한 스마트 가전, 환율 헤지로 이미 충격 흡수체계 갖춰 = 스마트TV 등 해외 가전시장에서 일본산 제품과 경쟁하고 있는 스마트가전 업계도 엔저 약세 현상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TV 업체들이 판매하고 있는 제품 가격에 변동이 없고 근본적인 제품 경쟁력 강화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엔저로 인한 TV 판매량 변화나 큰 반응은 없다”며 “TV를 일본에 수출하지도 않고 일본 TV 업체들과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커서 극적인 임팩트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LG전자 관계자도 “일본에서 수입하는 전자부품은 엔저로 인해 이득을 보는 경우도 있다”며 “엔저가 TV 판매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 세계 곳곳에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달러, 유로, 엔, 위엔 등 다양한 주요 통화를 모두 활용하고 있다. 엔화 약세가 지속돼 일부 사업이 손해를 보면 반대로 달러 가치는 상승하므로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일본 시장 진출 업체들은 '울상' = 하지만 일본 시장에서 직접 매출을 올려야하는 IT업체들은 사정은 다소 다르다. 윈스테크넷은 지난해 일본 보안시장에서 약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회사 체 매출액(600억원)중 일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않았고 올해는 250억원대로 비중을 늘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엔저 현상으로 인해 200억원대로 사실상 하향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국내 IT서비스업계의 경우, 일본 SI(시스템통합)시장으로 진출한 사례가 아직까지는 거의 없기때문에 엔저현상과 관련해 이렇다할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LG히다찌와 같이 히다찌와의 비즈니스 협력을 통해 일본내 SI사업 비중이 있는 일부 IT업체들은 엔화로 사업대금을 결제받고 있기때문에 어느 정도의 환차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으로부터 IT장비에 탑재되는 부품을 수입하는 경우는 엔저현상이 지속될 경우 수혜를 볼 수 있다. 금융자동화(CD/ATM)의 경우, 이제 BRM 모듈 등 핵심부품은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많은 부품 또는 부분품들이 일본으로부터 수입 의존도가 큰 상황이다. 


다만 엔저 약세 현상이 지속된다고 해도 국내에 들여오는 일본산 제품이 모두 저렴해지는 것은 아니다.


일본계 IT회사인 후지쯔의 경우, 수입되는 서버 등 고가의 전산장비 제품 들은 달러 베이스로 결제되기때문에 엔저 현상과는 크게 관계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일부 단말기 제품의 경우는 일본에서 직접 수입해 오지만 1년 고정환율을 적용하기때문에 최근의 엔저환율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는 엔저 현상이 지속되더라도 국내 수입가격이 쉽게 떨어지지는 .

 

<편집국 종합>

박기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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