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창간 8주년/ 반도체③] 해답없는 시스템반도체 공정 미세화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의 성능 개선 지연은 마이크로프로세서(MPU)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시스템온칩(SoC)과 같은 시스템LSI 제품군의 공정 미세화를 가로막고 있다.

더블패터닝과 같은 다 패터닝 기술을 활용해 꾸역꾸역 미세화를 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다양한 기능이 통합되는 로직 제품군은 메모리 대비 회로 설계가 복잡하다. 이는 곧 생산성 저하, 비용 상승을 부추긴다. 어렵사리 미세 공정으로 넘어가도 비용 절감은 어렵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와 TSMC, 글로벌파운드리 등이 내년께 양산 계획을 세워둔 14나노(TSMC는 16나노) 로직 공정은 게이트 구조가 3D인 핀펫(FinFET)으로 바뀐다. 이는 추가적인 비용 상승을 야기한다. 공정 미세화로 누설 전류는 줄어들고 성능은 높아지겠지만, 공급자에게 돌아오는 이득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인텔과 TSMC, 삼성전자가 EUV 노광 장비 개발을 위해 ASML에 자금을 대고 웨이퍼 직경을 300mm에서 450mm로 전환하는데 앞장서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450mm 웨이퍼는 300mm 대비 면적이 2.25배 넓어 웨이퍼 한 장에서 뽑아낼 수 있는 칩 수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이들은 로직 공정이 10나노 아래로 내려가면 웨이퍼 크기 자체를 늘리지 않고서는 추가적인 생산량 확대 및 원가 절감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은 올해 20억달러를 투입해 첫 450mm 공장을 짓겠다는 발표를 했다. TSMC는 2016~2017년 사이 450mm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 뒤 2018년에는 대량 양산 체제를 갖춘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웠다.

적층 등을 통해 ‘용량당원가’를 줄일 여지가 남아있는 SK하이닉스나 도시바 같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450mm 전환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메모리 칩이 로직 칩 대비 면적이 작다는 것도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 450mm로 전환하면 투자 자금이 들어가야 하고, 해당 공장이 가동됐을 시 공급 과잉 우려도 상존한다.

메모리 업체들이야 어찌됐건 로직 공정을 다루는 인텔 등은 450mm 전환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인텔, 삼성전자, TSMC, IBM, 글로벌파운드리가 주축인 ‘글로벌 450mm 컨소시움(G450C)’은 미국 뉴욕주립대 나노스케일사이언스엔지니어링대학(CNSE) 내에 450mm 테스트 공장을 구축했다.

어플라이드, ASML, 램리서치, KLA텐코 등 글로벌 장비 업체들도 이에 발맞춰 연구개발(R&D)에 몰두하고 있다.

450mm 시대를 열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높다. 300mm 대비 450mm 장비는 1.5배, 웨이퍼 가격은 5배나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웨이퍼 구경이 커지기 때문에 노광 공정에 걸리는 시간은 50%, 그 외 공정(확산, 식각, 세정, 테스트 등)은 90%나 늘어난다. 뼈를 깎는 업계의 생산성 향상 노력 없이는 450mm 도입 이후에도 원가를 낮추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한주엽 기자>pop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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