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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인상…이경재 위원장-김충식 부위원장 ‘평행선’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KBS 공공성 확대를 위해서는 수신료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김충식 방통위 부위원장은 지상파 재송신, 경영정상화 등의 문제를 풀고 최소한의 범위에서 수신료를 인상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이경재 위원장은 23일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공정방송을 위해서는 수신료를 높이고 광고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KBS는 현행 월 2500원인 수신료를 4300원, 또는 48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KBS는 이명박 정부시절 수신료 1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결국 국회에서 무산된 바 있다.

무엇보다 KBS의 자정노력, 광고축소 등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KBS 광고가 축소되더라도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보수 종합편성 채널에 광고를 몰아주려 한다는 의혹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특정 방송에 혜택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이 문제는 그 특정 방송이 생기기 이전부터 공영방송 재원은 국민의 수신료로 해야지 광고로 하면 질 저하와 민간 방송과의 구분이 없어진다는 것을 누차 강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광고와 관련된 영향력 지수를 조사한 게 있는데 거기 보면 MBC나 SBS로 광고가 가고 신문사, 모바일, 종편으로 간다”며 “종편으로 가는 것은 전체의 2~3% 밖에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KBS가 우선 정상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연결하려면 끝이 없다”며 “공짜로 먹는 사람들이 많으니 줄이라는 주장은 되지만 이질적인 것을 붙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국회 공정성위원회에서 수신료를 올리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고 김충식 방통위 부위원장(야당 추천)도 인정한다”며 “그런데 거기에 정당에 따라서 그걸 거는 전제조건으로 뭔가 얻어내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이 KBS 수신료 인상안에 적극 찬성하고 있지만 방통위 전체 상임위원들이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 배석한 김충식 부위원장은 이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그 분 생각일 뿐”이라는 말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방통위 상임위원간에 합의된 것도 아닌데다 현재 KBS가 추진하고 있는 4300~4800원 안은 너무 과도하다는 것이 김 부위원장의 생각이다.

김 부위원장은 “광고가 어디로 흘러들어갈지를 방통위가 걱정할 소관은 아니다”라며 “KBS 수신료 인상안은 국민 부담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유료방송사들에게 재송신료를 받고 있는 KBS가 수신료를 올릴 경우 시청자들의 부담은 배가 된다. 지상파 재송신료는 유료방송사가 부담하는 것 같지만 어찌됐든 시청료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국민 입장에서는 KBS를 보는데 이중의 부담을 갖게되지만 수신료 인상 논의에서 유료방송 재송신료 문제는 거론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늘 문제가 되는 KBS의 자구노력, 난시청 해소 노력 역시 선행돼야 한다.

김 부위원장은 이 같은 상황 등을 종합해서 KBS 수신료 인상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거부터 논의된 것이니 자구계획, 국민부담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추진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KBS 수신료 인상은 전체 상임위원들과 합의된 것도 아니다”라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000원 정도는 올려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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