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

SKB, 성장이냐 추락이냐 갈림길…2분기 성적 ‘주춤’(종합)

윤상호 기자

- 매출 성장 정체…기존 사업 하락 vs 신사업 성장, 속도 관건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브로드밴드가 지난 2분기 성장과 이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성장 우선 전략을 취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주춤한 것은 신규 사업은 큰 폭의 성장을 이뤘지만 기존 사업이 예상보다 빨리 내리막을 향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양자의 속도에 따라 SK브로드밴드의 앞길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1일 SK브로드밴드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지난 2분기 매출액 6122억원 영업이익 149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2% 전년동기대비 1.9%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0.2% 전년동기대비 7.3% 줄었다.

◆IPTV 매출 전년비 51.9% 급증 vs 집전화 매출 전년비 25.0% 급감=매출은 정체 이익은 추락이다. 빨간등이 켜졌다. SK브로드밴드 최고재무책임자(CFO) 이기욱 경영지원부문장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SK브로드밴드는 본격적 성장 기회를 맞았다”라며 “인터넷TV(IPTV)와 기업사업(B2B)이 이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부문장의 기대처럼 IPTV와 기업사업은 2분기도 좋았다. 문제는 초고속인터넷과 집전화다.

SK브로드밴드의 IPTV와 기업사업 지난 2분기 매출액은 각각 799억원과 2500억원이다. IPTV 매출은 전기대비 8.9% 전년동기대비 51.9% 급증했다. 기업사업은 전기대비 3.2%와 전년동기대비 8.5% 성장하는 등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초고속인터넷과 집전화 지난 2분기 매출액은 각각 2294억원과 496억원으로 집계됐다.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전기대비 0.0% 전년동기대비 1.9% 감소했다. 집전화 매출은 전기대비 11.6% 전년동기대비 25.0% 급감했다.

초고속인터넷은 유선상품 기반이다. 대신 결합상품 판매 증가로 매출 하락은 어쩔 수 없다. 문제는 이를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로 메워왔는데 SK브로드밴드의 2분기 초고속인터넷 순증이 매출 하락을 이겨낼 수 있는 수준이 못됐다. 2분기 증가분은 2만4698명으로 지난 5분기 동안의 평균치에 절반이 조금 넘는데 그쳤다.

◆유료방송시장 경쟁 심화, 마케팅비 지속 증가 전망=집전화 역시 우울하다. 집전화는 지난 2분기 가입자가 전기대비 4만3375명 전년동기대비 10만501명 이탈했다. 가입자 이탈과 통화 감소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깁전화로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이제 쉽지 않다. 이동통신 무제한 요금제 확대가 집전화 매출에 제한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난 1분기 SK브로드밴드의 예측은 빗나갔다.

2분기 IPTV 가입자는 172만7430명으로 전기대비 15만8792명 증가했다. IPTV 가입자 증가는 IPTV 가입자당매출액(ARPU)는 물론 홈쇼핑송출수수료 확대, 콘텐츠 협상력 강화 등 다른 상승 효과도 가져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유료방송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마케팅비 지출이 많아지는 점은 부담이다. SK브로드밴드의 지난 2분기 마케팅비는 888억원. 전기대비 9.0% 전년동기대비 12.0% 높아졌다. SK텔레콤 재판매를 감안해도 적지 않은 금액이다.

2분기 투자는 837억원을 집행했다. 전기대비 229.3% 커졌다. 가입자망 확충에 큰 돈을 썼다. 초고속인터넷이 있어야 IPTV도 기업사업도 할 수 있다. 향후 투자비는 IPTV와 기업사업과 궤를 같이할 것으로 예측된다.

◆매출 성장, 집전화 매출 감소 폭 ‘최대 변수’=한편 SK브로드밴드의 매출 성장은 집전화 매출 감소 속도가 가장 큰 변수다. 초고속인터넷 매출도 악영향을 끼치겠지만 초고속인터넷은 정액제여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IPTV와 기업사업이 좀 더 속도를 내든지 집전화 감소 속도를 늦춰야 한다. 영업이익의 경우 IPTV와 기업사업 모두 마케팅과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어서 확대보다는 현상유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기자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