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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시행인데…우본 알뜰폰 수탁판매 잡음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의 알뜰폰 수탁판매를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당장 9월부터 수탁판매가 시작될 예정이지만 수수료, 대상 기업 및 우체국 등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대기업 계열사들의 경우 뚜렷한 근거 없이 수탁판매에서 배재될 예정이어서 또 다른 논란거리를 낳고 있다.

5일 알뜰폰 업계 및 정부에 따르면 우본은 이달 중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 우체국 수탁판매를 시행한다.

우본의 알뜰폰 수탁판매는 관련 업계의 취약점인 유통경쟁력 확대를 위해 추진됐다. 우체국의 여유있는 공간을 알뜰폰 업계의 유통채널로 활용하는 것이다. 장소를 임대해주는 것이 아니라 교육 받은 우체국 직원이 직접 수탁판매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적자에 허덕이는 우본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당장 다음 달 수탁판매가 시행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심지어 알뜰폰 업계에서는 장소를 빌려주는 형태인지 수탁판매인지 조차도 헷갈려 하고 있다. 업계와 우본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제도 시행을 앞두고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뜰폰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가격경쟁력이다. 하지만 수탁수수료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장소에 인력까지 제공하는데다 우본의 적자 상황을 감안할때 무작정 알뜰폰 업계에 퍼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최소한의 수탁 수수료를 받고 인력까지 제공한다면 업계에 도움이 되겠지만 수수료가 시장 가격과 비슷하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없다\"며 \"우본의 수익다각화 측면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될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계획들이 나온 상태에서 얘기가 진행이 돼야 하는데 그냥 도와주겠다고만 할 뿐 어떻게 도와주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만약 기존 대리점, 판매점 수수료 체계에 전산망 구축 등이 수반될 경우 경쟁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기업 계열 알뜰폰 업체의 원천 배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우본은 SK텔링크,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등 대기업 계열사 알뜰폰 사업자는 우본의 수탁판매에서 배제하기로 내부방침을 세웠다. 이는 우본의 수탁판매가 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부가 대기업 배제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법리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들이 강하게 반발할 경우 논란이 불가피하다.

미래부 관계자는 \"대기업은 조금만 노력하면 스스로 유통망을 갖고 사업을 할 수 있다\"며 \"알뜰폰 수탁사업 의미는 유통망이 없는 중소업체들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들은 정부의 이런 방침에 불만이 많다. 알뜰폰 사업의 정책적 목표가 경쟁활성화를 통해 이통3사 과점형태를 희석시키기 위한 것인데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알뜰폰 사업자들만 배제하는 것은 정책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대기업 계열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을 전달받지는 않았지만 대기업 계열을 배제하겠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소기업에 가산점을 줄 수는 있겠지만 뚜렷한 기준 없이 대기업 계열을 배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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