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C 시장 불황…또 다른 범인은 ‘서유럽’
- 영국, 프랑스, 독일 등 PC 출하량 20% 감소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최근 PC 시장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은 단어가 ‘부진’이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아닌 게 아니라 각 시장조사업체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PC 출하량은 7500~76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2분기 PC 출하량은 8530만대였다. 5분기 연속 역성장이다.
PC 시장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의 대중화다. 특히 태블릿은 PC로 진행해야 했던 다양한 작업을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어 적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개인용 기기와 기업 업무 환경이 결합되는 ‘컨슈머라이제이션’과 직원 개개인의 디바이스를 업무에 사용하고자 하는 ‘BYOD’가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도 PC 시장 부진의 또 다른 이유다.
다만 생산성, 그러니까 사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해야 할 경우에는 여전히 PC 외에는 적당한 솔루션을 찾기 어렵다. 업계 전문가들이 PC 감소세가 계속되더라도 제한적인 영역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언젠가는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PC 시장 부진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유럽발 경제 위기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의 2분기 PC 출하량이 작년 동기 대비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기준으로 중국 PC 출하량은 연간 6900만대에 달한다. 이는 미국의 6600만대보다 많은 것으로 중국이 세계 최대의 PC 시장으로 올라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지방을 중심으로 PC 수요가 크고 미국은 경제 회복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어 어느 정도의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서유럽 PC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각 업체별로 따지면 에이서가 무려 44.7% 역성장을 기록했고 에이수스(41.7%), HP(17.4%), 델(1.1%)이 뒤를 따르고 있다. 출하량으로 따지면 2분기에만 270만대가 작년보다 덜 팔렸다.
국가별로는 프랑스와 독일의 감소세가 도드라졌다. 2012년 2분기 프랑스의 PC 출하량은 270만대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200만대에 그쳤다. 특히 에이서와 에이수스 등 대만 업체의 감소세가 컸다. 전년 동기 대비 데스크톱PC가 15% 줄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태블릿을 더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도 프랑스와 비슷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동안 독일의 PC 출하량은 250만대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200만대로 축소됐다. 업체별로는 에이서 44.6%, HP 19.2%, 에이수스 18.1%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서유럽 전체에서는 여전히 HP가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에이서는 최악의 PC 출고량 하락을 보이며 5위로 추락했다. 레노버는 일부 국가를 제외한 서유럽에서 유일하게 성장한 기업으로 전 세계 1위 PC 업체의 입지를 다지는데 일조했다.
가트너 관계자는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하스웰)와 윈도 8.1을 이용한 매력적인 PC를 4분기부터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이 제품은 고성능 태블릿과 경쟁할 것으로 보이며 전반적인 PC 하락세를 막지는 못하겠지만 중고가 PC 부문의 새로운 이익창출원으로의 기회가 있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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