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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는? 투자는 누가?…알뜰폰 업계, 우체국 판매 근심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우정사업본부(본부장 김준호)가 추진하고 있는 알뜰폰 위탁판매를 놓고 알뜰폰 업계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수탁판매 대상 알뜰폰 사업자는 선정됐고 다음달 본격적인 수탁판매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구체적 실행 방안들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특히, 이번 우본의 수탁판매가 유통 및 마케팅 능력이 떨어진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오히려 이미지만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우본은 최근 유니컴즈, 아이즈비전, 에넥스텔레콤, 에버그린모바일, 스페이스네트, 머천드코리아 등 6개의 수탁판매 대상 사업자를 선정했다. 이통사별로 2개 사업자가 선정됐다. 우본은 이달 말까지 이들 사업자간 제휴계약을 마무리하고 9월 9일께 수탁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우본의 알뜰폰 수탁판매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사업자까지 선정됐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수수료율, 판매 운영계획, 투자, 전산망 등 세부적인 추진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우본은 우선 288개 우체국에서 수탁판매를 시작할 예정인데 알뜰폰 사업자 당 3종의 요금제, 3종의 단말기를 판매할 예정이다. 사업자마다 중복되거나 비슷한 내용도 있겠지만 우본의 수탁판매 직원은 총 18개의 알뜰폰 요금제를 숙지하고 고객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알뜰폰 업계는 현실적으로 우본의 판매직원이 어떻게 수탁판매를 진행할지, 역량은 충분할지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이동통신 판매점의 경우 대부분 3사 상품을 모두 판매한다. 하지만 판매조건이 좋은 이통사 상품을 집중해서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비자 역시 다른 곳과의 가격비교를 통해 상품을 선정한다.

하지만 우본의 수탁판매자는 공정성을 갖고 상품을 고객에게 소개해야 한다. 6개나 되는 사업자의 상품을 판매해야 되기 때문에 뚜렷한 판매 기준이 있어야 한다. 또한 알뜰폰 업계는 우본의 알뜰폰 수탁판매가 인력재배치 성격도 있는 만큼, 나이대가 있는 사람이 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이가 많은 직원이 무조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알뜰폰 업계는 아무래도 젊은 사람에 비해 감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와함께 우본의 유통망 효과가 얼마나 될지, 비용측면에서 오히려 손해가 나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우본 직원이 수탁판매를 진행하기는 하지만 그 외의 모든 투자사항은 알뜰폰 사업자들이 해야 한다. 6개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해야 겠지만 저마다 처해있는 상황이 다르다. 수백곳의 우체국에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홍보, 판매시설물 등에 수수료까지 낼 경우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판매수수료율이 생각보다 높게 책정될 경우 우체국의 알뜰폰 판매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도 수백곳의 우체국에 판매대를 설치하려면 사업자, 우본간에 시설물 설치, 홍보계획 등에 대한 조율도 이뤄져야 하지만 사업자는 물론, 우본까지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여전히 우왕좌왕한 모습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누군가는 투자를 해야 하고 준비를 해야 하는데 전혀 진척이 없다\"며 \"우본이 그냥 유휴 인력을 수탁판매로 돌리는 수준으로 생각한다면 이번 계획은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판매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책임을 놓고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생각보다 투자가 많이 이뤄지는데 비해 성과가 부족할 경우 알뜰폰 사업자들도 생각을 바꿀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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