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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쿠키(Cookie) 사용, 이제는 공론화가 필요하다

이민형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김철수 씨는 추석을 맞아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찾아보기 위해 ‘내복’, ‘한우’ 등의 단어로 검색을 시도했지만 적당한 것을 찾지못해 포기했다. 이후 김씨는 즐겨찾는 커뮤니티사이트에 접속했는데 한쪽 구속에 ‘여자 내복’, ‘A++ 한우’ 광고가 노출되고 있었다.

이런 ‘맞춤형 광고’가 가능한 것은 쿠키(Cookie)때문이다. 쿠키는 사용자가 특정 사이트에 접속할 때 생성되는 정보를 담은 파일로 편의성을 위해 만들어졌다. 쿠키에는 사용자의 입력한 검색어부터 아이디, 비밀번호, 사용패턴 등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다.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쿠키도 개인정보’라는 이야기를 꺼내곤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쿠키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있다. ‘쿠키를 개인정보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논의 이전에 쿠키가 어떻게, 얼마나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시장환경 파악도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력한 개인정보보호 법제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쿠키에 대한 제대로된 논의조차 없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유럽에서는 쿠키를 사용할 경우 사용자에게 반드시 알려줘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가까운 예로 영국 인포시큐리티 사이트에 접속하면 페이지 상단에서 ‘우리는 당신이 보다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쿠키를 사용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프라이버시&약관 페이지를 참조하세요.’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유럽국가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게재된 광고에도 이 광고가 왜 노출되게 됐는지를 알려주는 문구가 삽입돼 있다. 쿠키를 개인정보로 취급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쿠키에 대한 내용을 ‘개인정보취급방침’에서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의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살펴보면 ‘회사의 쿠키 사용 목적 - 이용자들이 방문한 네이버의 각 서비스와 웹 사이트들에 대한 방문 및 이용형태, 인기 검색어, 보안접속 여부, 뉴스편집, 이용자 규모 등을 파악해 이용자에게 광고를 포함한 최적화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한다’라고 나와있다.

하지만 그전에 논의돼야 하는 부분이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쿠키를 개인정정보로 봐야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다.

하나의 쿠키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식별하는게 쉽지 않다. 하지만 다른 쿠키와 결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포털사이트들은 평균적으로 약 20개의 쿠키를 저장, 수집한다. 각각의 쿠키는 개인의 성향이 담겨있는데, 이를 결합할 경우 온전한 개인정보로 만들 수도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이 정의하는 ‘개인정보’에는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한다. 이 논리를 다소 확대시키면 쿠키도 개인정보가 되는 셈이다.

개인정보보호법령 및 지침 해설서에는 쿠키가 개인정보에 포함돼 있으나 정작 사업자들의 쿠키 수집, 활용에 대한 논의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맞춤형 서비스’가 트렌드로 떠오르는 지금, 쿠키 사용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소 늦은감이 있으나 쿠키 사용에 대한 논의와 정책수립이 필요하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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