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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창간기획/D가 만난 사람①] 예술가의 작품이 내 손 안으로 …에이아트 고경환

윤상호 기자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예술가는 배고픈 존재다. 창작에만 전념하기는 현실의 벽이 높다. 돈도 벌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통로를 찾기 쉽지 않다. 자신의 작품에 자신이 있는 작가가 되기는 힘들지만 이런 단계에 왔다면 그 다음은 보다 손쉽게 대중을 만날 수 있는 길이 있는지의 문제다. 기존 시스템이 이들을 수용할 수 없다면 새로운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은 이들에게 해답을 줄 수 있을까.

미대 형 2명과 공대생 동생 1명. 에이아트 고경환<사진 오른쪽> 장종화<사진 왼쪽> 공동 최고경영자(CEO)와 장종례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 가운데>는 자신의 분야에서 이런 고민을 해왔던 이들이다. 고민의 깊이만큼 창업 뒤 성과도 빨랐다. 아티스트와 모바일 오픈마켓 서비스의 결합. 국적과 이념 인종 종교 성별 언어와 상관없이 전 세계 예술가가 작품을 뽐내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 에이아트가 만들고 싶은 꿈이다.

건국대 03학번 고경환 장종환 대표는 군대 가기 전까지는 즐길 줄만 알던 미대생이었다. 이들의 인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제대한 뒤. 팀을 꾸려 각종 광고 공모전에 참여하면서부터다.

“공모전에 참여하면서부터 막연하게 창업을 생각했습니다. 예술가가 작품 활동도 하고 밥벌이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했지요. 그러다 모바일에서 예술가를 위한 플랫폼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장 대표의 동생인 장종례 CTO가 합류했다. 장 CTO는 홍대 07학번. 학생 때부터 개발에 잔뼈가 굵었다. 고 대표와 장 대표는 창업을 위해 각각 광고회사에 취업해 비즈니스 세계를 체험했다. 두 대표의 아이디어를 장 CTO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현했다. 3년의 준비를 거쳐 2012년 10월 에이아트 법인을 만들었다. KT와 중소기업청이 연 ‘제4회 에코노베이션 페어 고 투 글로벌’에서 대상을 받은 것은 에이아트의 첫 플랫폼 ‘에이아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된 첫 기회였다.

예술가는 작품을 올리고 사람들은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을 선택한다. 선택한 작품은 스마트폰 배경 화면이 된다. 작품을 프린팅 해 나만의 스마트폰 케이스로 티셔츠로 구입할 수도 있다.

서울시와 중기청 방송통신위원회 등 굵직한 기관이 주최한 대회에서 에이아트는 단골 수상자가 됐다.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3’에도 참여하게 됐다. 작가들에게 입소문이 나며 자발적 참여도 늘어갔다. 회사로 전환한지 4개월 만에 단칸방에서 시작한 회사는 강남에 번듯한 사무실까지 생겼다. 그러나 위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MWC 2013 참가를 위해 출국하기 이틀 전 화마는 이들이 이룬 모든 것을 삼켰다.

“야근 도중 천정에서 갑자기 불꽃이 튀더군요. 순식간이었습니다. 불타는 사무실에서 건진 것은 개발자 노트북 2대 뿐이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KT에 전화를 했습니다. SK플래닛에서도 연락이 왔지만 통신사는 KT와만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 KT와 의리도 있습니다.”

이들이 전화를 건 사람은 KT 가상재화사업본부 에코노베이션팀 오원석 매니저다. 그는 노트북 2대밖에 남지 않은 에이아트에 새로운 사무실과 시연용 PC 및 단말기 등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우여곡절 끝에 MWC 2013에 참가한 에이아트는 글로벌 진출 기회를 잡았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HMV가 파트너십 협약을 맺자고 다가왔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 CJ E&M은 에이아트의 플랫폼을 한류 확산에 활용키로 했다.

“지난 6월 에이아트를 ‘픽셀’로 재런칭했습니다. 에이아트가 해외 시장에서는 발음하기가 어렵더군요. ‘슈퍼스타K’와 손을 잡고 작가들의 그림을 아이돌 그룹 사진으로 대신한 ‘엠아트’ 앱도 지난 4월 런칭했습니다. 예술가를 위한 예술가에 의한 예술가의 플랫폼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동안 수익원은 엠아트가 해주면 하는 것이 우리의 구상입니다.”

해결할 문제도 있다. 누군가 이들의 아이템을 마음먹고 베끼면 버텨낼 재간이 있을지다.

“벌써 비슷한 서비스가 여럿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작가가 아닌 케이스와 티셔츠 장사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플랫폼이 우선입니다. 작가들도 우리 취지에 공감하고 있고요. 물론 특허나 독점계약 등 기술이나 계약으로 지켜낼 수 있는 부분은 부분대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픽셀은 이제 한국 중국 미국 일본 브라질의 100여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플랫폼이 됐다. 앱 다운로드 건수는 40만명을 돌파했다. 엠아트는 엠넷 콘텐츠와 결합한 슈스케 공동 마케팅이 이제 막 시작됐다.  홍콩 대만 싱가폴 마카오 등에서 휴대폰 케이스와 티셔츠 판매도 개시했다. 나만의 케이스와 티셔츠를 전 세계로 배송하기 위한 준비도 올해 안에 끝낼 계획이다. 픽셀 다운로드 건수가 500만명이 되면 회사도 작가도 현실 걱정 없이 꿈을 꿀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이들의 예상이다. 픽셀과 엠아트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KT 올레마켓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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