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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익 LG전자 전무 “완성품 차별화, 독자 시스템반도체가 핵심”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손보익 LG전자 시스템반도체(SIC) 연구소장(전무)은 22일 “패스트팔로워에서 퍼스트무버로 도약하려면 독자 시스템반도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다른 회사 것을 사서 쓰면 완제품의 차별화가 전혀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LG전자가 최근 부품 수직계열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시기와 맞물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손 전무는 이날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14회 대한민국 반도체 설계대전’ 연사로 참석해 “완제품 제조업체에서 시스템반도체 설계 부서를 책임지고 있다보니 그 중요성이 피부에 와닿는다”며 “예전에는 남의 것을 사서 써도 됐지만, 쫓아오는 중국과 일본 기업들을 따돌리려면 시스템 반도체 역량은 꼭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무가 이끄는 SiC연구소는 디지털TV(DTP) 및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에 탑재되는 시스템온칩(SoC)를 개발하는 조직이다. 이미 지난해 DTV용 독자 SoC인 ‘L9’을 개발 완료, 자사 스마트TV에 탑재시켰다. 내년 공개를 목표로 첫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오딘’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무선랜과 블루투스 등을 통합한 커넥티비티 분야의 칩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손 전무는 이날 강연에서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는 사람들은 완제품 업계 종사자보다 트렌드를 잘 읽고 리딩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나도 완제품이 주력인 LG전자에 있지만 그쪽 얘기만 듣고 수동적으로 대응한다면 창조적 역량을 발휘하긴 힘들다는 것이 내 견해”라고 말했다. 이어 “LG전자의 최근 사내 분위기는 ‘인문학을 배웁시다’인데, 인간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SoC에서 ‘S’를 ‘시스템(System)’이라 부르지만 그것 보다는 ‘솔루션(Solution)’ 혹은 ‘서비스(Service)’로 보고 개발에 임해야 한다”며 “사양이 아니라 전후방 생태계에 모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지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 업체들이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의 핵심 설계자산(IP)을 해외 업체(영국 ARM, 이매지네이션)에서 사서 쓰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도 이러한 독자 IP 산업이 발달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팹리스(fabless)보다 칩리스(chipless) 업체가 많이 생겨나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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