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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에 발목잡힌 LG전자 실적…수익성 개선도 요원(종합)

이수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LG전자가 24일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조8922억원과 21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고 휴대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경우 매출은 엇비슷했으나 797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마이너스 2.6%로 떨어졌다.

사업본부별로 살피면 HE사업본부는 전 세계적인 TV 시장 불황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액정표시장치(LCD) TV는 아시아와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등 성장시장에서 전분기 대비 매출이 늘어났으나 유럽, 북미 등의 선진시장의 경우 감소세로 돌아섰다.

매출은 줄었으나 영업이익률이 1.8%에서 2.5%로 개선된 점은 나름대로 고무적이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률 0%를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으로 늘어난 수치다. 시장점유율과 같은 외형적 확대에서 원가절감 등의 내실을 다지는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LG전자는 4분기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울트라HD(UHD) TV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MC사업본부는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전분기보다 떨어졌다. ‘LG G2’와 같은 프리미엄 롱텀에볼루션(LTE)폰 판매로 인해 LTE 매출이 전분기 대비 31% 늘어났고 덕분에 스마트폰 판매량도 1200만대 수준을 유지했다.

성장시장 경쟁심화에 따른 3세대(3G)폰의 매출도 하락했다. ‘L시리즈Ⅱ’, ‘F시리즈’와 같은 보급형 라인업에 사용할 마케팅 비용도 4분기에 더 늘어날 계획이어서 수익성 개선까지는 갈 길이 상당히 멀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HA사업본부는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성장시장에서 부진하면 선진시장에서의 매출이 늘어나 등의 균형 잡힌 사업 구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북미 시장의 경제가 회복되고 있고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면서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많은 탄력을 받았다. 중국에서의 성장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성장시장 문제는 유럽이다.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유통 채널을 늘리고 있어 LG전자 입장에서도 백화점은 물론 대형마트, 양판점 등에서의 영향력 확대가 숙제다. 서유럽, 동유럽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진공청소기, 로봇청소기 성장세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AE사업본부는 예상대로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 모두 쪼그라들었다. 계절적 요인으로 2분기 큰 성장을 거둔 반작용이다. 전체적인 수준으로 보면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비수기에 겹쳐 4분기 적자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고 중동, 아프리카 등의 정세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성장 추진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에어컨과 기업거래(B2B)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LG전자의 4분기 실적의 키포인트는 여전히 MC사업본부다. 마케팅 비용을 연말까지 줄이지 않고 계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기 때문이다. 3조원대 판매관리비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120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 판매, LTE폰 비중 확대가 이어지겠지만 영업이익률이 현 상태보다 악화될 우려가 있다. 시장점유율은 늘어나는 대신 수익성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리라는 시장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실적 개선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전략 수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4분기는 HE사업본부가 성수기를 맞아 TV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가형보다 수익성이 높은 OLED, UHD TV 판매량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에 눈길이 간다. 휴대폰 시장은 프리미엄, 보급형 등 전 분야에서 제조업체별 시장점유율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생활가전 부문은 선진시장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주요 성장시장의 수요 회복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HA사업본부는 차별화된 시장 선도 제품으로 시장 평균 대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원가절감으로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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