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긴급진단] KT 새 CEO 후보자들 평가는?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위기의 KT호를 구해낼 차기 선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각종 비리 의혹으로 이석채 회장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KT 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새 CEO 앞에는 낙하산 논란으로 야기된 직원간 갈등을 봉합하는 것은 물론,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실적도 반등시켜야 하는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KT 조직원과 KT를 바라보는 시민단체 등은 KT의 새 회장의 조건으로 통신전문가 통합형 CEO가 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KT 회장에 부적합한 인사로는 단연 정치적 낙하산, 非통신인 출신 등이 꼽힌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는 크게 정치인, 공무원, 삼성전자, KT 내부 출신 등이다. 하지만 분류가 명확하지는 않다.

업계에서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후보는 10여명이다. 본인이 열심히 뛰는 자천(自薦)형 후보도 있고 타천(他薦)인 경우도 많다.

가장 많은 후보를 낸 곳은 삼성전자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ICT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이곳 출신 임원들은 자의에 상관없이 이름이 거론된다. 진대제, 현명관, 황창규, 이기태, 윤종용, 홍원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관료군에는 김동수, 진대제, 형태근, 김창곤, 이희범, 방석호, 배순훈 등이 있다. KT 출신으로는 이상훈, 최두환, 김영환 등이 거론된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정치와 기업은 다른 영역\"이라며 본인이 선을 그은 바 있다.

종합해보면 기업 출신 및 관료군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청와대 추천설이 도는, 즉 낙하산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인사, 공무원 또는 기업 출신이지만 정치권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들에 대한 평가를 종합해 보면, 먼저 삼성전자 출신인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의 경우 참여정부 출신으로 낙하산 논란을 최소화 시킬 수 있다. 여기에 장관 출신의 중량감, 전문경영인에 대한 인지도도 높다.

하지만 삼성 졸업장은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전문경영인이기는 하지만 통신 전문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운영펀드와 관련해 KT와 투자기업간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도 있다.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도 진대제 전 장관 처럼 전문경영인, ICT 전문성 인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MB 정부 관료 출신인데다 삼성에 대한 거부감, 약한 통신전문성 등은 단점으로 꼽힌다.

이기태·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도 비슷한 평가를 받고 있다. KT 출신인 홍원표 삼성전자 사장은 KT 내부 사정에는 정통한데다 통신전문성을 갖췄지만 경륜·중량감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다. 삼성 이직 뒤 공정위 조사 방해 문제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삼선전자의 DNA를 KT에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반대로 KT 내부에서는 제조업과 서비스 기업은 전혀 다르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관료군을 살펴보면 형태근 전 방통위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대구고 동문, 행정고시 22회 동기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치권 실세와의 관계, 캠프출신에 MB정부 시절의 관료 등은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 정권 실세와의 관계때문에 유력하게 거론되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중량감이 낮다는 평가가 많다.

김창곤 전 정통부 차관은 통신전문성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데이콤·LG유플러스 고문 등 경쟁사 임원 경력도 약점이다. 현재는 케이블TV 진영인 디지털케이블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미래수석으로 거론되기도 했던 만큼, 보은 인사 논란 가능성도 있다.

김동수 전 차관은 통신 전문가에 KT 내부나 외부에서도 원만한 성격으로 조직통합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정치인 출신이지만 지난 대선 때 ICT 업계의 후보 지지 선언 당시 박근혜 후보쪽에 동참한 바 있다. 참여정부 차관 출신이라는 점이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관건이다.

KT 출신으로는 최두환 전 SD부문장, 이상훈 전 G&E 부문장, 김영환 전 KT네트웍스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KT 출신의 최대 장점은 무엇보다 조직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정치색이 없고 내부 조직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밖에 배순훈 S&T중공업 회장,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도 거론되고 있지만 비전문가에 고령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CEO추천위원회는 알려진대로 이석채 전 회장의 사람들로 알려져있다. 실질적으로 새 회장을 추천하는 권한을 지닌 만큼, 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KT 안팎에서 낙하산 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청와대의 개입 우려가 현실화 될 경우 KT 회장직은 전혀 새로운 인물이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지난 KT 새노조, 자회사 노조, 시민단체 등은 CEO추천위에 후보 결정의 모든 것을 맡길 수 없다며 후보 추천과 관련해 KT 이사회에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 중에 적합한 인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종합적인 평가는 아직 해 본 적이 없다\"면서도 \"환영할 만한 인사가 많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이 후보들 중에 KT 수장이 있을지 전혀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사분오열된 조직을 추스릴 수 있는 통신전문가가 위기의 KT호 선장으로 와야 한다는 것은 KT조직원과 KT를 걱정하는 이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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