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안랩은 김홍선 대표이사(CEO)가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사임한다고 4일 밝혔다.
김홍선 대표는 2008년 8월 안랩의 4대 CEO로 선임된 이래 지난 5년 4개월 간 안랩을 이끌어 왔다. 재임 기간 중 안랩은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김 대표는 혁신적인 제품 출시와 신사업 개척으로 컴퓨터 백신 영역에 머물러 있던 안랩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는데 공을 세웠다. 그 결과 입사 초기 500억대의 매출규모를 1300억대로 끌어올렸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성장 동력을 개발하고, 사업 모델을 개별 제품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했다.
김홍선 대표는 사임 이유로 “기술 기반으로 사업을 개척하는 CEO로서의 임무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검증된 기술의 사업 정착과 내실 경영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경영인이 적합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CEO로 선임됐을 때 받은 임무는 V3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개발하고,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이었다”며 “국내 IT 시장이 어려운 와중에도 안랩은 미래를 위한 R&D 투자에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제품과 서비스 플랫폼을 갖췄다. 그 결과 안랩은 국내 최강의 소프트웨어 R&D 조직이 되었고, R&D부터 서비스에 이르는 종합 보안 회사로서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재임기간 김 대표는 안랩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했다. 안랩의 대표 제품인 V3를 프레임워크부터 새롭게 설계해 제품 무게감과 검사속도 진단율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의 악성코드 분석 인프라인 ASD(AhnLab Smart Defense)를 구축해 안랩의 제품 및 서비스의 핵심 기술 인프라로 만들었다. ASD는 2011년 3.4 디도스 대란 당시 악성코드와 배포지를 조기 탐지해 선제 방어에 성공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또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전에 없던 시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공장 자동화 보안 솔루션 트러스라인(TrusLine)은 국내는 물론 중국 내 주요 공장에 공급되었고, 모바일 백신은 세계 1위권에 자리잡았다. 특히 APT 전용 솔루션인 안랩 MDS(국내 제품명 트러스와처)는 APT 방어 관련 귄위 있는 국제 평가기관인 NSS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사업 측면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 네트워크 보안 사업 분야의 성장을 이끌어 안랩이 동종 업계 리더군으로 도약하게 했다. 또한 컨설팅 및 관제 서비스를 각각 6배, 2.5배 성장시켰다. 지능적 공격에 전방위로 대응하는 차세대 융합 관제 플랫폼을 만들었으며, 일본법인에 관제 서비스 사업을 시작해 3년 간 연평균 60% 내외의 고성장을 이끌었다.
김 대표는 저술 활동을 포함해 재충전을 하면서 좀 더 폭넓은 관점에서 자신의 경영 전문성과 글로벌 경험을 발휘할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1세대 정보보안 전문가로 통하는 김 대표는 시큐어소프트를 창업했으며,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현 한국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우리나라 정보보안 산업의 태동과 발전에 기여해 온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