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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창립 30주년, 시스코의 ‘변화’와 ‘혁신’

이유지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시스코시스템즈가 개최하는 가장 큰 행사인 ‘시스코 라이브’가 지난 19일(현지시간)부터 4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진행됐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고객·IT전문가 2만5000명이 참가했다. 온라인 참여자는 20만명을 기록했다.

시스코는 지난 1989년부터 매년 꾸준히 개최해온 ‘시스코 네트워커스’ 행사의 명맥을 이어 전세계 고객들과 IT전문가들에게 ‘혁신 기술과 세상의 변화’를 보여주는 행사로 발전시켰다.

행사 간판을 ‘시스코 네트워커스’에서 ‘시스코 라이브’로 바꿔단 것은 지난 2012년이다. 이전까지 ‘네트워크 강자’였던 시스코가 확신을 갖고 ‘전세계 1위 IT 기업’이 되기 위한 도전에 본격 나선 것이 이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시스코 라이브 2012’가 열린 2012년 6월은 시스코가 생존을 위협받을 만큼 굉장히 힘든 시기를 견뎌낸 직후였다.

위기를 타개하고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스코는 아키텍처 중심의 5대 핵심 사업을 선정하면서 컨슈머 사업 정리·매각 등 구조조정을 시행했고 대규모 인원을 감축했다.

그 결과는 일단 성공적이었다. 시스코는 존 챔버스 회장이 이번 ‘시스코 라이브 2014’ 기조연설에서 자신있게 내보인 것처럼, 지난 3년간 HP, IBM이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과는 다른 수치를 나타냈다.

시스코는 가장 최근 실적(회계연도 2014년 2~3분기)에서는 각각 8%, 6% 성장률이 감소한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호실적이고 전망이 밝은 것으로 여겨져 오히려 시스코 주가는 뛰어오른 상태다.

챔버스 회장은 ‘시스코 라이브’를 통해 시스코가 변화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첫’ 시스코 라이브인 2012년 행사 때부터 3년간 계속해서 그는 (기업과 도시, 국가까지도)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변화를 빨리 감지하고 혁신해야 한다”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25년 전에 존재했던 포춘 500대 기업 가운데 살아남은 기업은 24%에 불과하다. 25년 후에는 사기업 가운데 87%가 사라질 것이고, 전세계 대기업 중 3분의 1만이 그 가치가 유지될 것이다.” 챔버스 회장이 ‘시스코 라이브 2013’ 기조연설에서 했던 경고는 올해에도 유효했다.

다만 올해에는 ‘변화와 혁신’을 얘기하는 강도를 더욱 높였다. 챔버스 회장은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는 3년 전보다 2배로 빨라졌다”며 “앞으로 IT 산업에서 ‘잔인한’ 통합(brutal Consolidation)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벌어질 ‘잔인한 통합’의 시대에서 시스코 역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쉬운 일은 아니다.

챔버스 회장은 연설에서 보여준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2018년을 기준으로 시스코가 여전히 생존할 소수의 기업들 속에, 가장 상단에 건재하게 자리할 것임을 확신했다. 그 이유 또한 시스코가 시장 변화를 감지해 빠르게 변화하고 혁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신에 찬 전망에 대한 근거는 이렇다. “시스코는 핵심 사업을 라우터에서 스위치로, 스위치에서 패킷으로, 패킷에서 모바일, 모바일에서 비디오,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중심인프라스트럭처(ACI), 만물인터넷(IoE)으로 변화를 거듭해 왔다.”

“시스코는 ‘패스트 이노베이션(Fast Innovation), 패스트 IT(Fast IT)’를 실현해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기술 부문, 만물인터넷 플랫폼 부문에서 1위로 만물인터넷 환경을 지원할 강력한 기술력을 확보했다.”

IoE로 인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할 최고의 파트너가 바로 자신이라는 것이다.

작년과 올해 연속해서 시스코는 ‘시스코 라이브’의 핵심 주제를 ‘여기서 시작되는 미래(Tomorrow Starts Here)’를 내걸고 사물인터넷(IoT)과 IoE로 일어날 무한한 변화와 가치를 보여주는데 주력했다. 작년에는 ‘비전’ 차원이었지만 올해에는 IoE는 ‘현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실로 다가온 IoE 세상은 사물과 사람, 데이터, 프로세스에 이르기까지 세상 모든 것이 연결돼 엄청난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는 게 시스코의 예측이다. 이미 작년에 IoE로 10년간 창출될 경제적 가치가 19조달러(약 1경9380조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시스코는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했다.

1984년 12월 미국 스탠포드 대학 컴퓨터공학과 연구원이던 렌 보삭과 이 대학 비즈니스스쿨에서 일하던 샌디 러너 부부가 창업하며 시작한 시스코는 매출 50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기업의 역사는 과연 언제까지 어떠한 모습으로 이어질까. 또 다른 30년 눈부신 역사를 써내려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향후 지난 19년간 시스코 호를 맡아 이끈 챔버스 회장이 물러나고 차기 CEO, 또 그 다음 CEO로 이어지더라도 계속 변화하고 혁신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길 기대해보겠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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