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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방송 UHD…콘텐츠 수급이 관건

채수웅

윤종록 미래부 2차관이 SKYUHD 채널 개국 기념식에서 UHD 전용 카메라를 들여다보고 있다.
윤종록 미래부 2차관이 SKYUHD 채널 개국 기념식에서 UHD 전용 카메라를 들여다보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초고화질(Ultra High Definition, UHD) 방송시대가 서서히 열리고 있다. 3D와는 달리 지상파, 유료방송 업계 모두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HD) 방송으로 전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방송시장 분위기는 이미 UHD가 화두로 자리매김했다.

케이블TV 업계에 이어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가 UHD 상용서비스에 돌입했다. 하반기에는 KT 등 IPTV 업계도 UHD 전선에 뛰어들 전망이다. 지상파 방송사들도 주파수만 주면 UHD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사업자들이 분위기를 띄우는 것과 실제 시장에서의 흥행은 다른 문제다. 한 때 TV는 물론, 휴대폰에서도 3D 영상을 구현하는 제품이 쏟아져나왔지만 지금 3D의 인기는 시들하다.

UHD는 3D의 전철을 밟을까. 아니면 보편적 방송서비스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유료, 지상파 업계 UHD로 단결…3D 때와는 달라=KT스카이라이프는 2일 UHD 상용서비스에 돌입했다. 지난 4월 케이블TV 업계에 이어 두 번째다. IPTV 사업자인 KT도 연내 UHD 상용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시간차는 있지만 케이블, 위성, IPTV 유료방송 플랫폼 모두 HD 이후의 서비스로 UHD를 지목한 상태다. 지상파 방송사들도 700MHz 주파수 대역에서 실험방송에 들어갔다. 주파수 이슈가 있지만 지상파 역시 오래전부터 차세대 방송서비스로 UHD를 꼽고 준비 중이다.

확실히 3D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UHD는 3D처럼 안경도 필요 없다. 전용 콘텐츠와 UHDTV만 있으면 고화질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용자들의 태도도 우호적이다.

최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10~50대 이상의 국민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UHD를 시청한 후 66.7%가 UHDTV를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TV를 교체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8.8%에 불과했다. 한번 UHD 방송을 보면 고화질의 매력에 끌릴 수 밖에 없다. 디지털방송을 보면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하기 힘든 것과 같은 이유다.

케이블TV 업계는 UHD 방송의 포문을 열었다.
케이블TV 업계는 UHD 방송의 포문을 열었다.

◆연착륙 가능성 높아…콘텐츠 문제 해결해야=그럼 UHD의 시장 안착은 시간문제일까. 그럴 가능성이 높다. 물론, 두 가지의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TV 수상기의 가격이다.

KCA 설문조사에서 39.7%의 응답자들은 국내 TV제조사의 49인치 UHDTV의 적정 가격을 151만원에서 200만원 사이로 보았다. 현재 시중에 형성돼 있는 가격과는 아직 괴리가 있다.

그래도 TV 수상기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사실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여년전 HDTV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은 빠르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시장 활성화 속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보급형의 경우 2~3년 사이에 현재의 HDTV 수준으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다. UHD 전용 콘텐츠는 아직까지는 상당히 고가다. 제작하는 곳도 사실 별로 없다. KT스카이라이프나 케이블TV 업계나 전용채널을 오픈했지만 한정된 콘텐츠를 계속 재방하는 식이다.

보통 해외시장에서 거래되는 방송용 UHD 콘텐츠의 경우 1시간 기준으로 5000만원에서 2억원 가량 한다고 한다. 2년 판권 기준이다. 당연히 제작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

올해 3월 미래부는 UHD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71억원의 공동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펀드 사용을 위해 제시된 입찰제안서(RFP)에 따르면 10분 분량 콘텐츠 제작에 제작기간 4개월, 제작비 7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UHDTV 가격은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다.
UHDTV 가격은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다.

유료방송사들이 제작시스템을 구축하고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지만 관건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언제 본격적으로 UHD 콘텐츠를 생산하느냐다. 내년 말 본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상파 방송사들이 요구하고 있는 700MHz 주파수 할당, 제작시설 구축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UHD 콘텐츠는 제작에 많은 노력과 비용, 시간이 소요돼 콘텐츠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며 “정책당국에서 콘텐츠 사업자들의 제작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배려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콘텐츠 생태계가 잘 조성되면 UHD 시장이 활성화되고 콘텐츠 사업자와 TV 제조사의 글로벌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편익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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