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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 제4이통 허가 불발…재정능력 평가 ‘최악’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한국모바일인터넷(KMI)가 또다시 제4이동통신 사업 도전에 실패했다. 지금까지 발목을 잡았던 재정적 능력에 대한 의문을 이번에도 극복하지 못했다. 통신사업 특성상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가 들어가지만 KMI가 제출한 주주들은 심사위원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24일 KMI에 대한 기간통신사업허가 심사 결과, 심사기준(70점)에 미달해 기가농신사업 허가 획득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21일부터 영업 8명, 기술 7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을 꾸려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는 ▲안정적 서비스 제공 능력(40점) ▲재정적 능력(25점) ▲기술적 능력(25점) ▲이용자 보호계획의 적정성(10점) 등 총 100점이다.

평가결과 KMI는 총점 62.3점을 획득했다. 기술적 능력만 74.4점으로 유일하게 70점대를 넘겼다. 와이브로가 아닌 LTE-TDD로 제안한 것이 주효했다. 기지국 구축 및 단말기 확보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KMI는 1차 때 65.5점, 2차 66.5점, 3차 65.8점, 4차 64.2점으로 평균 65점 내외의 점수를 받았다. 이번에 받은 62.3점은 가장 낮은 점수다.

이번에도 발목을 잡은 부분은 재정적 능력과 안정적 서비스 제공 능력에 대한 평가였다.

KMI는 재정적 능력 평가에서 53.2점에 머물렀다. 자본금은 8530억원을 제출했지만 최대주주가 설립예정법인이고, 계약관계상 주요자본의 원천인 해외자본(러시아)의 조달계획이 불확실해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다.

김주한 통신정책국 국장은 “최대 주주가 해외자본이고, 2대 주주도 해외자본인데, 투자하겠다는 계획이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승현 통신기획과장은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로 설립예정법인”이라며 “실체가 없는 최대주주였고, 투자 약정자체도 확실성이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평가돼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 능력(60.8점)과 이용자보호계획(61.3점)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손승현 과장은 “현재 음성은 무제한으로 더 이상 수익을 거두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계획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며 “이용자 보호 계획도 통상적 수준으로 냈지만 최근 높아진 이용자, 정보보호 요구에는 부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허가는 사업자 주도가 아닌 정부 주도로 바뀔 예정이다.

지난해 9월 방송통신위원회는 현행 수시접수인 기간통신사업자의 진입절차를 정부의 주파수 할당 공고 이후 접수를 받는다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즉, 이동통신 사업을 하려는 자는 주파수 할당 공고 이후 주파수 할당 및 기간통신사업 허가를 함께 신청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개정법안은 정부가 경쟁상황 평가를 거쳐서 결과를 보고 허가 기본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현재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상태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초 부터는 정부의 공고 없이 제4이동통신을 신청할 수 없다.

김주한 국장은 “제4이동통신이 산업활성화, 요금감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포화된 시장에서 공멸할 수 있다는 기존 사업자들의 우려도 존재한다”며 “앞으로 중장기 통신발전계획을 통해 제4이동통신에 대한 정부 입장도 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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