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반올림 내부갈등 심화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측이 삼성전자의 ‘우선보상기준마련’ 제안을 수용한 직업병 피해 의심자 및 가족 5인에 대해 “협상 대상자에서 빠져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협상 참여자인 송창호(44)씨는 20일 전화통화에서 “반올림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하지만 삼성전자의 제안을 받아들인 피해자 5명(송창호, 이선원, 김은경, 정희수, 유영종씨)에게 ‘(협상 대상자에서) 빠지시라’식의 말을 분명히 했다”라며 “반올림이 피해자를 위한다고 하지만 그들의 협상 방식을 지켜보면 (계속된 사과 요구 등)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올림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반올림 측 권영은 활동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전혀 없다”며 “기사를 처음 내보낸 아시아경제 기사는 오보, 문화일보 기사는 오보가 확대 재생산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 제안을 받아들인 5명이 반올림과 나머지 3명(황상기, 정애정, 김시녀씨) 의견이 다른 것은 사실”이라며 “9월 3일 7차 협상을 하기 전에 의견을 조율할 지 말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양측 가운데 한 곳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송창호씨는 “우리가 없는 얘길 왜 하겠느냐”고 재차 반박했다.
반올림 측 협상단장인 황상기씨(고 황유미 부친)는 19일 오전 진행된 YTN라디오 방송에서 “반올림 측이 (5명을) 협상 대상자에서 제외했다는 것도 사실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아직까지 협상 대상자에서 제외는 안했는데요”라며 “목소리가 다른 만큼 삼성에서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알아서 할 문제”라고 말했다. 황씨는 “반올림과 저는 피해자 가족들 전원이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 발언을 종합하면 삼성 측 제안을 수용한 5명과는 활동을 함께할 수 없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읽힌다. 반올림은 비영리민간법인이다. 노무사 이종란씨가 법인 대표직을 맡고 있다. 반올림은 협상단장인 황상기씨의 딸 황유미씨가 2007년 3월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황씨와 다산인권센터, 민주노총 경기본부를 주축으로 그해 6월 발족됐다. 송씨 주장대로 의견이 다른 가족 5명이 실제 협상에서 빠질 경우 “왜 반올림이 삼성과의 백혈병 보상 문제를 좌지우지하느냐”는 대표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피해 이들 사이에선 “반올림이 보상 등 피해자 구제보단 삼성 내부의 노동 이슈를 계속 끌고 가고자 하는 움직임이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올림은 지난 18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전자 반도체·LCD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뇌종양 등 중증 질환에 걸렸다고 제보한 사람이 164명에 달한다”며 “이 가운데 70명이 숨졌고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테크윈 등 삼성그룹의 전자 계열사까지 합하면 피해자 수는 총 233명으로 집계된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이 자리에서 “삼성에서 근무하다 병에 걸린 사람이 200명이 넘는데 협상 참여자인 8명만 우선 보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올림이 이날 공개한 수치는 단순 제보자가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관련된 일련의 확인 과정(산재승인신청 등)을 대부분 거치지 않았다. 삼성이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협상이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반올림이 집회를 갖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해 안타깝다”며 “협상참여자 8명만 보상하겠다고 한 적이 없으며 먼저 논의를 시작해 기준과 원칙을 세운 뒤 이를 바탕으로 다른 분들과도 보상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여러차례 설명했다”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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