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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IT아웃소싱, 비용절감 효과 “글쎄?”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권에서 IT아웃소싱이 가지는 비용절감 효과가 과장됐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IT아웃소싱은 비용절감과 전략적 비즈니스에 대한 IT자원 집중, 전문인력의 유연한 활용 등이 장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도 IT아웃소싱의 활용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은행의 경우 IT부문 자체 인력 대비 외주인력의 비율이 56%에 달하며 보험과 카드사의 경우 자체 인력 수를 외주인력 수가 역전한지 오래다. 하지만 이러한 IT아웃소싱에 대한 리스크도 점차 커지고 있어 효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8일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개최된 한국은행 ‘금융권의 IT리스크 거버넌스 전략’ 컨퍼런스에서 유시완 하나은행 최고정보기술책임자(CIO)는 “아웃소싱 기간 중 비즈니스의 변화로 서비스 요구사항 변경 및 추가적인 업무 발생에 따라 아웃소싱 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능력 있는 외주인력 확보 등을 위한 인건비 상승으로 외주인력 인건비가 정규직원과 대등한 수준이어서 비용절감 효과가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7월 발표한 ‘2013년도 금융정보화 추진현황’ 보고서에서 추산된 금융사 인건비 분석자료에 따르면 금융사 토탈 아웃소싱의 경우 연간 일인당 2.4억원의 인건비가 소요되지만 정규직원은 1.6억원의 인건비가 소요되고 있어 아웃소싱이 경비절감에 기여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IT아웃소싱이 금융사의 비즈니스 전략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 CIO는 “애플리케이션 및 IT프로세스를 통해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경우 아웃소싱이 경쟁력 유지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히려 내부 IT인력이 아웃소싱 업체 인력에 비해 조직의 전략적 현안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유리하다”고 밝혔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금융사의 보안강화 노력과도 아웃소싱은 대척관계에 서있다. 내부조직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조직에 대한 로열티가 부족해 각종 보안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IT아웃소싱 인력의 확대는 금융사 자체 IT인력들의 의욕상실 및 그로 인한 조직의 IT역량 및 전문성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유 CIO는 “외주인력 활용으 커지면 상대적으로 신규 자체 IT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아 IT인력 고령화를 초래하고 핵심 기술을 보유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IT아웃소싱이 가지는 리크를 상쇄하기 위한 대책으로 그는 IT아웃소싱 대상 분야의 명확한 선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시완 CIO는 “IT아웃소싱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아웃소싱 거버넌스 확립 및 관리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비즈니스상 중요도와 차별화 대상 여부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아웃소싱 대상 분야를 명확히 선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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