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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HP’, 네트워크 업계도 SW 개발 생태계 확보 경쟁…국내는?

이유지

- SDN 앱스토어 잇단 등장, 개발자·개발파트너 프로그램 운영 활발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네트워크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생태계 구축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네트워크가 소프트웨어 중심의 프로그램가능한 인프라로 변모하면서 나타나는 변화다.

시스코시스템즈는 최근 ‘데브넷(DevNet)’이라는 개발자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했다. 네트워크 플랫폼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사고파는 마켓플레이스인 앱스토어도 준비하고 있다. HP도 자체적으로 운영해온 개발 생태계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앱스토어를 공식 개장했다.

지난 7월 시스코는 새로운 개발자 프로그램인 ‘데브넷’을 선보이면서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에 본격 나섰다. ‘데브넷’은 애플리케이션중심인프라스트럭처(ACI)·SDN, 협업, 보안, 사물인터넷(IoT) 분야를 포괄하는 개발자 커뮤니티이다.

개발자, 고객, 채널·SI파트너 업체들이 이용할 개발자 포털에는 시스코 인프라 기반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과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코드샘플, 개발자 샌드박스, 개발자 지원, 커뮤니티 관리 자원들이 제공된다.

현재 100여개 문서화된 API들이 제공되고 있다. 시스코는 ACI 아키텍처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애플리케이션 폴리시 인프라스트럭처 컨트롤러(APIC) 엔터프라이즈 모듈(EM)’도 데브넷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시스코는 애플리케이션을 등록해 제공·판매하고 살 수 있는 ‘데브넷 앱스토어’도 준비 중이다. 시트릭스, 다브라네트웍스, 글루네트웍스 등이 협력업체들도 ‘데브넷’에 끌어들였다.

또한 개발자 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연 ‘사물인터넷(IoT) 월드포럼’에서 시스코는 개발자, 해커, 학생 등을 24시간 해커톤을 열었다. 국내에서도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11월 5~6일에 인천 송도에서 여는 IoT 경진대회의 한 축으로 ‘IoE 코드페스트’를 개최한다.

HP는 지난해 SDN 앱스토어를 발표한 지 1년 만인 지난 1일(현지시간)에 일반에 공개해 공식 출시했다. 그리고 자체 개발·테스트한 SDN 애플리케이션들과 6개의 파트너 애플리케이션도 함께 선보였다.

‘HP SDN 앱스토어’는 기업고객들이 네트워크를 SDN으로 전환하거나 구축할 때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찾고 설치할 수 있게 제공하는 마켓플레이스다. 회사측은 이 SDN 앱스토어가 “최초의 엔터프라이즈급 개방형 SDN 생태계”이며 “5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지원하는 혁신적이고 역동적이며 강력한 마켓플레이스”라고 내세웠다.

SDN 앱스토어를 주축으로 이미 5000건 넘는 다운로드를 보유한 SDK와 100여개 API를 보유하고 있고 30여개 SDN 애플리케이션 파트너를 확보한 개발자 생태계를 확장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앱스토어는 네트워크 최적화, 오케스트레이션, 보안, 서비스 지원 툴 등 유·무료의 다양한 버전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HP가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도 있지만 파트너들과 협력해 제공하는데 공을 들였다. 이번에 블루캣, 이코드네트웍스, F5네트웍스, KEMP테크놀로지스 등 6개 파트너가 개발한 보안, 오케스트레이션, 로드밸런서 등의 애플리케이션도 선보였다. 여기에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개발했거나 진행 중인 무료버전과 테스트·시범구축용 애플리케이션도 포함돼 있다.

HP는 앱스토어 이용에서 채널 파트너 지원 정책도 내놨다. 앱스토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채널 파트너들의 지원과 더불어 앱스토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코드를 받을 수 있다.

이미 HP는 인도, 호주 등에 세계 각지에서 5번의 SDN 개발자 행사도 진행했다. 인프라닉스 등 국내업체들과도 협력을 벌이고 있다.

앱스토어는 익스트림네트웍스도 운영 중이다. 이 회사는 2년 전에 가장 먼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앱스토어인 ‘엑스킷(xKit)’을 선보였다. 하지만 아직은 일반 개발자나 파트너가 앱을 등록해 공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익스트림 네트워크 장비 사용고객들이 네트워크 관리나 운영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도움이 되는 애플리케이션들을 무료로 제공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익스트림네트웍스 장비의 확장형 운영체제인 ‘EXOS’ 기반에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인터페이스나 툴을 제공한다. 기존에 제공해온 EXOS SDK, 플러그인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업체들의 개발 생태계 구축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SDN 등으로 전환된 차세대 네트워크에서 애플리케이션의 기능과 역할이 커지게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SDN 대응에 있어 컨트롤러 개발 위주의 접근 보다는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영석 나임네트웍스 SDN기술팀장은 “SDN 시장은 애플리케이션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국내는 해외에 비해 SDN 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거나 네트워크를 이해하는 개발자가 크게 부족하다. SDN을 이용해 네트워크를 지능화시키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필요가 있는만큼, 전체 아키텍처상에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능력을 갖춘 인력과 양성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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