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N·NFV 도입, 서비스 ‘오케스트레이션’ 간과하면 걸음마도 못 뗀 것”
- 왕수현 시스코코리아 상무, 서비스 사업모델 창출 관점 중요성 지적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네트워크가상화(NFV)같은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이 이슈다. 여러 시장조사업체들과 통신 관련기업들은 2016년이 이같은 신기술이 본격 상용화돼 구축이 확산되는 시기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네트워크 기술 업체들은 기존 스위치·라우터, 이동통신 장비 등 유·무선 인프라를 전환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통신사업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SDN·NFV 도입에 나선 상황이다.
통신사들이 이렇게 적극적인 배경에는 현재 처한 상황과 관련이 있다. 비용효율적으로 급증하는 트래픽에 적절히 대응해야 하고, 무엇보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야한다.
SDN·NFV가 만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통신사나 기업들이 지난 30년 가까이 구축·운영해온 네트워크 방식을 뒤바꾼다. 네트워크 투자나 운영관리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새로운 서비스를 신속하게 출시할 기반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SDN이나 NFV 관련기술과 제품을 적용하기만 하면 단번에 현재 직면하고 있는 도전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왕수현 시스코코리아 상무는 “SDN·NFV 제품을 도입하면 모든 문제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SDN·NFV이 통신사업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이보다는 통신사가 SDN'NFV를 기반으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 사업모델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점에서 왕 상무는 먼저 SDN이나 NFV 기반 서비스 오케스트레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케스트레이션’은 네트워크 장비의 제어부(컨트롤플레인)를 데이터부(데이터플레인)에서 분리해 중앙집중적으로 운영하는 SDN이나 개방형 표준 하드웨어상에서 가상화된 네트워크 서비스 기능이 동작하는 NFV의 자동화된 프로비저닝을 제공하며, 가상화된 자원과 물리적 자원을 상호 연동해 관리한다.
왕 상무는 “통상 네트워크를 구성하려면 네트워크를 설계하고 현재 라우터나 스위치, 방화벽 용량이 얼마나 필요한지 파악해 구매하고 설치한 뒤 정책을 적용해 서비스를 준비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이 시간이 보통 6개월 정도 걸린다. 물리적 환경에서는 네트워크, 보안, 서버 등 각각의 담당자들이 정책에 따라 직접 적속해 각각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자동화된 NFV 서비스 제공 방식은 설계 이후부터 구성에 이르는 단계를 자동화함으로써 수개월 걸리던 일은 10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케스트레이션’은 정의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물리·가상 자원을 관리하고, 유·무선 환경이나 여러 서비스에 관계없이 통합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해 비즈니스 민첩성을 높이고 신속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만든다.
프로비저닝·자동화 관리를 NFV 관리 솔루션이나 SDN 컨트롤러도 수행할 수 있지만 통신사들이 운영하는 유선 서비스, 무선서비스, 비디오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멀티도메인을 모두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오케스트레이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왕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만일 SDN·NFV를 진행하는데 있어 ‘오케스트레이션’ 툴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운용환경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고, SDN·NFV 구현에서 걸음마도 떼지 못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왕 상무는 서비스 중심의 관점에서 본다면 네트워크 전체를 SDN·NFV로 전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견해도 밝혔다. “통신사가 운용하는 모든 통신장비의 기능이 NFV 환경에서 구현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단적으로 “고속의 패킷 전송이 필요한 용량을 지원하는 통신사 코어 라우터를 X86 기반의 가상화된 서버로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코어망 대신에 에지단이나 하위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NFV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란 얘기다. 그 예로 신인증 장비에 쓰이는 레이어7까지 분석하는 ‘브로드밴드네트워크게이트웨이(BNG)’의 경우엔 x86 서버 기반의 NFV 인프라상에서 가상화된네트워크기능(VNF)으로 구현될 경우 비용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필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딥패킷인스펙션(DPI), NAT(네트워크주소변환), DNS(도메인네임시스템), 방화벽, 침입탐지·방지시스템(IDS·IPS) 등도 NFV 서비스로 전환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왕 상무는 “시장조사 업체인 커런트어낼리시스의 조사 결과, SDN 도입률은 현재 20%대에서 내년에는 30%대로 증가하고, NFV는 현재 13%에서 향후 1년 내 8%가 추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조사에서 기업들은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업체와 협력할 것이고, 표준 기반 멀티벤더 솔루션을 적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서비스 플랫폼과 오케스트레이션 엔진, 그리고 라우팅, 보안, 모바일, 비디오에 이르는 다양한 NFV 솔루션까지 보유하고 있어 통신사업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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