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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올해 임원 승진 크게 줄어… 여성·외국인·경력입사자 승진 규모는 유지

한주엽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이 ‘성과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원칙을 재확인했다. 대표 관계사인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 그룹의 전반적 실적이 올해 하향세를 걷고 있는 가운데 부사장 이하 임원 승진 규모도 예년 대비 대폭 줄어들었다. 성과가 크지 않아 보상도 적었던 셈이다. 이날 구체적 발표는 나지 않았으나 올해 인사로 회사를 떠난 임원도 예년보다 상당히 많을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한다. 다만 조직의 역동성 제고 차원에서 여성·외국인·경력입사자의 승진 규모는 과거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삼성은 부사장 42명, 전무 58명, 상무 253명 총 353명을 승진시키는 2015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승진 인사 규모는 과거(2012년 501명, 2013년 485명, 2014년 476명)와 비교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연령과 연차를 불문한 발탁인사는 올해 56명으로 지난해 85명 대비 축소됐다. 실적 부진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 규모는 165명으로 2014년(227명), 2013년(226명) 대비 축소됐다. 다만 높은 성과를 올린 메모리사업부의 경우 예년(2013년 14명, 2014년 20명)에 비해 많은 22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성과주의’ 원칙이 가감없이 적용됐다는 의미다.

◆여성 승진자 규모는 유지

올해 여성 임원 승진자 수는 14명으로 예년 수준(2013년 12명, 2014년 15명)을 유지했다. 특히 신경영 출범 초기(1992~1994년) 대졸 공채로 입사한 박정선, 박진영 삼성전자 부장과 정연정 삼성SDS 부장이 상무로 승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본격적인 여성 공채 임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의 하혜승 상무는 올해 전무로 승진했다. 휴렛팩커드 출신의 IT 상품전략 전문가인 하혜승 상무는 프린터사업 관련 주요 거래선과의 전략적 제휴, 공동 마케팅을 주도해 성과를 냈다.

시스템 아키텍처 전문가인 류수정 삼성전자 부장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개발, 제품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1년 발탁 상무로 승진했다. 스마트폰 사업 전문가인 전은환 삼성전자 부장은 시장 분석을 통한 최적의 전략을 도출, 무선사업 시장 지배력 강화에 기여해 1년 발탁 상무 승진했다. 금융 IT 전문가인 안재희 삼성생명 부장과 광고영업 전문가인 정원화 제일기획 부장도 1년 발탁 상무 승진 케이스다. 안재희 부장은 세계 표준 IT 운영모델을 도입, 운영효율 제고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정원화 부장은 대형 광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주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했다.

상단 왼쪽부터 하혜승 전무, 류수정 상무, 전은환 상무, 한상숙 상무, 하단 왼쪽부터 박정선 상무, 조혜저어 상무, 윤수정 상무, 박진영 상무.
상단 왼쪽부터 하혜승 전무, 류수정 상무, 전은환 상무, 한상숙 상무, 하단 왼쪽부터 박정선 상무, 조혜저어 상무, 윤수정 상무, 박진영 상무.

한상숙 삼성전자 부장은 콘텐츠와 서비스 전문가로 스마트TV 서비스 전략 수립, 지역특화 서비스 도입을 주도해 상무로 승진했다. 박정선 삼성전자 부장은 경영관리 전문가로 재무시스템 구축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무선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고 상무로 승진했다. 가전 쪽에서는 전사 스마트홈 규격 확보 및 스마트 가전 연계 3대 서비스의 세계 최초 출시에 기여한 조혜정 삼성전자 부장과 프리미엄 세탁기 내 풀터치 스크린 사용자경험(UX)을 도입한 윤수정 부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반도체 설비구매 전문가인 박진영 삼성전자 부장은 설비 투자비용 절감과 사양 표준화를 주도해 반도체 사업 일류화에 기여, 상무가 됐다. 정영정 삼성SDS 부장은 IT시스템 전문가로 고객사의 핵심시스템, 재해복구시스템을 적기 구축해 회사 성장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박형윤 삼성중공업 부장은 런던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세계 최초 초대형 에탄운반선 수주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해 수주 극대화에 기여했다. 박 부장은 중공업 업계 최초의 여성 임원으로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고희진 제일모직 부장은 빈폴 액세서리 경쟁력 강화를 주도해 상무로 승진했다.

중국본사의 장단단 부총경리는 중국 현지에서 대외협력 및 기획업무를 담당하면서 시장 개척 및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해외 여성인력 중 최초로 본사 임원이 됐다.

◆외국인 승진 규모도 유지

해외법인 우수 인력의 본사 임원 승진 규모도 유지됐다. 올해 외국인 승진 규모는 9명으로 예년 수준(2013년 10명, 2014년 12명)이었다. 삼성 측은 현지인들에게 미래 성장 비전을 제시함은 물론 국적, 인종에 관계없이 핵심인재를 중용하는 삼성의 인재제일 경영철학을 지속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데이빗 스틸 삼성전자 북미총괄 기획홍보팀장이 본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2013년 미국 팀백스터 부사장, 2014년 중국 왕통 부사장에 이은 세 번째 외국인 부사장이다. 프라나브 삼성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 VP(33세)와 데이브다스 삼성전자 미국법인 컨슈머영업 SVP(39세)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상무로 발탁 승진된 케이스다. 프라나브 VP는 MIT미디어랩 출신으로 MIT테크놀로지리뷰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젊은 과학자 35명’ 가운데 한 명이다. 갤럭시 기어 혁신모델 제안, 360도 3D 영상촬영 카메라 등 신개념 혁신 UX를 개발한 점을 인정받았다. 데이브다스 SVP는 미국 최대 거래선인 베스트바이 내 TV 전용 매장의 성공적 운영을 통해 미국 TV 시장 매출 성장(15%) 및 역대최고 시장점유율(35.6%) 달성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상단 왼쪽부터 데이빗스틸 부사장, 트레비스 상무, 프라나브 상무, 데이브다스 상무, 하단 왼쪽부터 알록나스데 상무, 위차이 상무, 에드윈 상무, 리차드 상무.
상단 왼쪽부터 데이빗스틸 부사장, 트레비스 상무, 프라나브 상무, 데이브다스 상무, 하단 왼쪽부터 알록나스데 상무, 위차이 상무, 에드윈 상무, 리차드 상무.

삼성전자 네덜란드법인 물류담당 에드윈 VP는 유럽 17개 법인 물류조직을 통합하고 물류 네트워크 최적화를 통해 5년간 0.4억달러의 운영비를 절감한 인물로 올해 상무가 됐다. 트레비스 삼성전자 미국법인 모바일 영업 VP는 핵심거래선인 T모바일의 사업 실적 확대(올해 39억달러)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했다. 리차드 삼성전자 구주총괄 인사담당 VP는 유럽 역내법인 인사관리(HR) 컨설팅을 통한 HR 역량 향상을 주도한 인물로 상무로 승진했다. 위차이 삼성전자 태국법인 통신영업 VP는 태국 소매시장 전략 수립을 주도, 현지 휴대폰 시장점유율 55%, 17억달러의 매출 달성 등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아 상무를 달았다. 알록나스데 삼성전자 방갈로연구소 SVP는 주요 특허 32건 출원, 스마트헬스, 5세대 통신 등 미래 핵심 유망 기술을 발굴한 인물로 올해 상무로 승진했다.

◆발탁 줄었지만 2년 이상 ‘대발탁’은 작년과 동일 규모

전체 승진 및 발탁 승진자 규모는 줄었으나 2년 이상 대발탁 인사는 작년과 동일한 규모였다. 실적은 내리막이지만 그래도 탁월한 성과를 창출한 이들이 있었다는 얘기다.

신유근 삼성전자 상무는 3D V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을 주도해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강화한 인물로 2년 발탁 전무로 승진했다. 문준 삼성전자 부장은 통신 네트워크 개발 전문가로 스마트 롱텀에볼루션(LTE) 솔루션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점을 인정받아 3년 발탁, 상무로 승진했다.

커브드 울트라HD(UHD) TV를 개발한 이민 삼성전자 부장, 웨어러블용 타이젠 플랫폼 개발 및 TV와 가전 등 타 제품 확산을 주도한 김두일 삼성전자 부장, 인도 TV 매출 고성장(2012년 대비 31% 성장)에 기여한 박태호 삼성전자 부장, 카메라 모듈 및 기판 등 중화 부품 신시장을 개척해 매출을 확대(504억→2014년 1477억) 김무용 삼성전기 부장, 제조 품질분석 독자솔루션 개발 및 상용화로 관계자 시스템 개선(1131억 절감)에 기여한 안대중 삼성SDS 부장, 삼성전자 이집트 공장 및 카이로 지하철공사의 적기 건설로 사업 경쟁력을 제고한 설창우 삼성물산 부장, 12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라비프로젝트 등 대형 수주를 확대한 이병수 삼성물산 부장 등은 모두 2년 발탁 상무로 승진한 케이스다.

한편 올해 인사에서 경력 입사한 이들의 임원 승진은 118명으로 예년 수준의 비율(33.4%)을 유지했다. 회사는 전통적인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 영입인력에 대해서도 공정한 기회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조만간 각 사별로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시기는 다음주 쯤으로 업계에선 예상한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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