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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시장, 카카오톡 '약발' 다했나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카카오톡(이하 카톡) 플랫폼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어 주목된다. 올 초만 해도 카톡 플랫폼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모바일 게임의 성공이 거의 불가능해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서면서 비카톡 게임이 인기 상위권에 대거 올라오고 있다.

29일 구글플레이 인기 무료 앱을 보면 드리프트걸즈(2위), 여우비(4위), 심시티빌드잇(6위), 히어로즈차지(7위), 아이돌드림걸즈(9위), 미니모터WRT(10위), 몬스터체이서(14위) 등 비카톡 게임이 상위권에 다수 올라와있다. 문파문파(1위)는 비카톡 게임으로 먼저 출시됐다가 인기가 떨어지자 카톡 플랫폼을 빌려 재출시된 경우다.

최고매출 순위에서도 올 초와 다른 시장 변화가 감지된다. 대표적인 비카톡 게임으로 꼽히는 클래시오브클랜이 전체 1위를 꿰찬 이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그 외 비카톡 게임으로는 서머너즈워가 12위, 피파온라인3 모바일이 13위, 도탑전기가 14위를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시장 변화는 NHN엔터테인먼트(NHN엔터)와 게임빌, 컴투스 등 글로벌 동시 공략을 내세운 업체들에게서 주로 확인된다. 이들 업체는 독자 플랫폼(게임브랜드)에 원빌드(하나의 개발버전)를 결합해 게임 출시부터 이후 업데이트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본격화했다.

‘도탑전기’나 ‘히어로즈차지’, ‘심시티빌드잇’ 등 유명 외산 게임도 카카오 연동 없이 독자 출시를 택하고 있다. 현지에서 게임성을 검증받았거나 강력한 브랜드를 통해 직접 국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판단이 앞섰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에선 최근 카톡의 모바일게임 시장 장악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는 상황이다.

이는 비카톡 게임의 성공 사례가 많아진 결과이기도 하나 카톡 플랫폼 내에서도 시장 진입을 위한 경쟁이 치열한 탓도 있다. 이는 일부 퍼블리셔(개발사)가 카톡 플랫폼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이들 업체를 통하지 않고 카톡에 들어갈 경우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퍼블리셔와 협력할 경우에도 고민은 있다. 수수료 부담이 더욱 커지는 까닭이다. 이럴 경우 100을 번다면 개발사가 가져가는 수익은 보통 20정도에 불과하다.

최근 신작을 출시한 모바일게임사 대표는 “요즘 카톡 게임이 너무 많다”며 “수수료 나가는 거 대비 마케팅 효과가 적다고 판단해 직접 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년 전만 해도 수수료를 감안해도 마케팅 효과가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카톡에 나가더라도 퍼블리싱을 끼지 않으면 (마케팅에 밀려서) 거의 의미가 없다. 업계에서도 얘기하고 개인적으로도 봤을 때도 해외 위주로 조금씩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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