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매각 추진…막 오른 유료방송 눈치작전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케이블TV 방송사업자 씨앤앰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12일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발송하고 매각절차에 돌입했다. 티저레터를 전달한 곳은 케이블TV, IPTV를 비롯해 전략적투자(SI)와 재무적투자(FI) 등 50여곳으로 알려졌다.
씨앤앰은 지난해 기준으로 가입자 24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케이블TV에서 CJ헬로비전, 티브로드에 이은 3위 사업자다. 규모도 만만치 않은데다 가입자 대부분이 수도권에 있다. 디지털전환율도 66%로 케이블TV 중에서는 가장 높다. 방송통신 융합시대 매력있는 매물이다.
하지만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 매수 희망자간 가격차이가 크다. 겉보기에는 좋은데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치열한 눈치싸움이 불가피해 보인다.
◆2위그룹 혼전 정리…통신방송 경쟁력 올라가겠지만=국내에서 씨앤앰을 인수할 만한 유력 후보자로는 케이블TV나 IPTV 사업자들이 가장 먼저 꼽힌다.
다만, KT는 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결합상품인 OTS(올레TV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해 총 563만의 유료방송 가입자를 갖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OTS를 제외하고 192만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점유율 제한이 없지만 합산규제가 통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KT가 씨앤앰을 인수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2~3위 그룹들이 인수 가능성이 높은 후보자들이다. CJ헬로비전 가입자는 427만, 티브로드는 331만이다. SK브로드밴드 260만, LG유플러스 187만이다. 이들 중 어느 한 곳이 240만의 씨앤앰을 인수한다면 확고한 2위 그룹 자리를 확보하게 된다. CJ헬로비전은 KT그룹을 턱 밑까지 추격할 수 있게 된다.
방송과 함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같이 온다. 모바일이 없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한 순간에 유선 및 방송시장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누가 인수해도 통신방송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가입자당 100만원?…그 돈 주곤 못 사=문제는 가격이다.
씨앤앰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를 소유한 MBK 등은 2007년 이민주 회장으로부터 2조원 수준에 인수한 바 있다. 앞으로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가격이 정해지겠지만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최소 2조원에서 3조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씨앤앰 가입자 1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약 100만원 가량의 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케이블TV 방송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1만원 이하다.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등을 감안해도 잘해야 3만원 정도다. 100만원이나 주고 가입자를 유치했지만 3년 내내 요금을 받아도 투자비를 회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최근 노사문제가 일단락됐지만 향후 진행될 임단협에서 변수가 튀어나올 가능성도 있다. 인수절차에서 노조 이슈가 불거질 경우 매각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료방송에 대한 가치가 재평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티저레터가 발송됐다고 사업자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격이 크게 내려가지 않는 한 눈치 보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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