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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나와”…CJ·티브로드·HCN, 제4이통 뛰어든다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케이블TV 업계가 이동통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동통신 3사의 망을 빌리는 알뜰폰(MVNO)이 아니다. 자체 전국망을 보유한 제4이동통신사(MNO)가 될 예정이다. 기존 이통3사가 장악하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에 새로운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케이블TV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 티브로드, 현대HCN 등은 K컨소시엄(가칭)과 제4이동통신 사업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컨소시엄은 지난해부터 제4이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를 비롯해 주요 주주 구성을 마무리하고 3월경 미래창조과학부에 사업허가신청을 할 계획이다.

K컨소시엄 고위 관계자는 “주요 케이블TV 사업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복수의 케이블TV 업체 관계자 역시 “논의는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수년간 제4이통 사업이 추진되며 케이블TV 업계도 꾸준히 주요 주주 물망에 올랐지만 실제 사업에 참여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아직 정식 계약까지 이르지는 않았지만 사업진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이들 케이블TV 3사 CEO들은 직접 만나 제4이통 진출에 대한 교감을 나누기도 했다. 일부 사업자는 시장 진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 케이블TV 업계가 실제 참여로 확정될 경우 수년째 탈락을 반복해오던 제4이통사 출범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3년 11월 제4이통 심사에 앞서 프랑스의 프리모바일과 스페인의 요이고 등 해외 신규 이통사를 방문, 성공사례를 검토한 바 있다. 당시 미래부가 내린 제4이통 성공 조건 중 하나는 콘텐츠 파워를 갖고 있고 재정적으로도 안정적인 케이블TV 사업자의 이통시장 진출이었다.

정부 분위기도 우호적이다.

미래부는 최근 2015년 업무계획에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수립해 2분기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경쟁상황평가 범위를 소매에서 도매로 확대하는 것인데 향후 제4이통사가 출범할 경우 필수설비 이용, 로밍 등의 근거가 된다. 신규 이통사에 대한 정책적 배려에 대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그동안 KMI, IST 등 여러 사업자들이 제4이통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재무 안정성, 사업에 대한 불투명성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CJ헬로비전, 티브로드, 현대HCN는 통신에 대한 경험도 있고 방송에 대한 경험이나 경쟁력은 통신사에 밀리지 않는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훨씬 우위에 있고 자금력도 탄탄하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알뜰폰에서 자체망 사업자로 전환하려는 근본적인 이유는 주력 사업인 방송사업이 통신사들의 IPTV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 시장이 결합상품 중심의 경쟁구도가 짜여진 만큼, 이동통신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다만, 공동으로 제4이통 시장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리스크 분담 차원으로 보인다. 초기 투자비 이외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주요 케이블TV 사업자들은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K컨소시엄의 최대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이들 3사 이외에 씨앤앰, CMB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케이블TV 업계의 구심점인 케이블TV협회장 임기가 3월로 끝나는 가운데 최근 하마평으로는 전 정통부 차관, 전 방통위 상임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례적으로 통신쪽 인사여서 케이블TV 업계의 이동통신 시장 진출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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