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못한 청와대 카드…케이블 협회장 ‘오리무중’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협회장 모집공고를 시작했다. 케이블TV협회는 10일부터 사흘간 협회장 신청접수를 받는다.
유료방송 시장의 대표주자인 케이블TV 업계를 대변하는 협회장 선출은 매번 업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협회장 선출에는 유독 더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청와대가 윤두현 전 홍보수석을 내정, 미래부가 업계에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윤 전 홍보수석의 등장으로 그동안 거론됐던 공무원 출신 인사들의 이름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이제 업계의 관심사는 업계 인사 중 누가 윤 전 홍보수석에 맞설 것인지, 협회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 전 수석 입장…케이블업계 ‘멘붕’=방송은 규제산업인데다 유료방송은 지상파 방송과의 갈등이 많았다. 때문에 업계 인사보다는 최근에는 차관급 등 관계 인사, 또는 지상파 방송업계 인사들이 협회장직을 맡아왔다.
케이블TV 업계는 매년 지상파 방송과의 재송신 분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데다, IPTV 등장 이후 케이블TV 가입자 이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무적 능력 및 업계의 이익을 대변할 만한 방송업계 전문가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하마평에는 정통부 및 방통위 출신 차관급 인사가 주로 거론돼왔다.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 역시 이름을 올리곤 했다. 다만, 이번에는 지상파 방송 출신 인사는 배제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 협회장 선임은 청와대 개입설로 변곡점에 들어섰다.
케이블TV 업계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그동안 거론됐던 후보군에서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데다 거부가 불가능할 것 같은 후보자의 등장으로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간 분위기다.
◆예상치 못한 카드…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예측불허=윤두현 전 수석이 출사표를 던지더라도 무혈입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윤 전 수석의 경력을 감안할 때 케이블TV 업계의 반응은 대부분이 부정적이다.
케이블 업체의 한 대표는 “SO, PP 업계가 모두 모여 협회장 선출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며 “아직 구체적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절차와 원칙에 의해 여러 후보에 대해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회장은 SO, PP로 구성된 이사회가 결정한다. 그동안 협회장 선거에서 PP는 SO에 결정권을 위임하다시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사회 멤버 모두가 각자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 겉으로는 반대 입장이지만 오너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업자들이나 그룹이 있는 곳들은 정무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사회 멤버들의 투표로 결정될 경우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 거부감 때문에 업계 대항마가 손쉽게 입성할 수도 있고, 연임 의지를 갖고 있는 양휘부 현 회장이 다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케이블 업체의 고위 관계자는 “그룹이 있는 곳은 정무적 판단을 해서 결정하겠지만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며 “업계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카드가 등장한 만큼, 과거 협회장 선출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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