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얘기만 나오면 흔들리는 삼성SDS 주가… 대책없나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삼성SDS의 주가가 11일 코스피 시장에서 전일보다 7.51% 하락한 27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대형주의 중량감을 고려한다면 투자자들에게는 거의 폭락 수준으로 느껴질 정도의 낙차였다.
이날 폭락은 전날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상속세 5~6조원을 정상납부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이 전파를 타면서 불거졌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 등 이건희 회장의 삼남매가 삼성SDS 보유 주식을 팔아 이를 상속재원으로 마련한다는 시나리오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장에서 사실상 공식화된 얘기라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이다.
증여 및 상속재원 마련 시나리오와는 별개로, 매출액 기준 국내 IT서비스업계 1위 기업의 주가가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평가와 무관하게 불안한 롤러코스터를 몇 개월째 지속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삼성SDS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주당 공모가 19만원에서 시작, 상장이후 단숨해 42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1월말 2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불과 2개월만에 주가가 반토막이 난 것이다. 당시 삼성SDS 주식이 하락세로 반전되는 과정도 대주주의 지분 매각설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당시에도 ‘대주주의 6개월 보호예수가 끝나는 시점에서 주식을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이 주식 시장에 돌면서 주가가 힘을 잃었다.
더구나 올해 1월, 때마침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도 맞물려 추진된 현대글로비스 주식 1조5000원 규모의 블록딜이 예상을 깨고 실패하면서 삼성SDS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2월초, 현대글로비스 주식 502만2170주는 결국 1조1500원 수준에서 블록딜을 통해 매각됐는데 이는 1월 최초 블록딜 추진 당시보다 20% 가량 낮은 가격이다.
이를 계기로 ‘지분매각을 서두르면 제값받기가 쉽지않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시장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삼성SDS 목표주가에 대한 증권업계의 전망도 엇갈리기 시작했다. 여전히 목표주가가 40만원 상회할 것이라고 예측한 증권사도 있지만 한 외국계 증권사는 공모가 수준을 겨우 넘기는 20만원대 초중반으로 보는 데도 나타났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주가 관리를 위해 몇가지 보완책이 제시되고 있는데 실제로 가능할지 여부는 유보적이다. 삼성SDS 주식으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이른바 ‘물납(物納)’방식의 그중 하나다. 국세는 원칙적으로 현금으로 납부해야하지만 현금이 아닌 주식(상장, 비상장), 부동산, 채권 등으로 대신 납부할 수 있는 게 물납이다.
대주주가 현금 마련을 위해 주식을 일시에 매각하지않아도 되기 때문에 과도한 주가하락을 막을 수 있는게 장점이지만 별도의 승인을 얻어야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납세자가 현금을 보유하지 못하거나 조달할 수 없는 불가피한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이지만 현재 국내 상장, 비상장 주식을 포함해 약 1조원 정도가 이처럼 물납방식으로 납부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삼성SDS의 주식을 물납으로 납부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법리적 검토를 거쳐야하는 사안이다. 물론 그렇다고하더라도 현행 세법상 물납이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어서 여지를 남기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이외에 연부연납(年賦延納)의 방법도 있다. 연부연납을 이용하면 상속세를 5년이상 장기간에 걸쳐 할부식으로 납부하는 것이다. 이러면 일시에 삼성SDS 주식을 팔지않아도돼 주가안정에 도움이 된다. 연부연납을 하려면 상속세 및 증여세납부세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납세지관할 세무서장에 신청, 허가를 받아야한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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