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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SKT 중징계 이유는?…조사방해 엄단차원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엎친데 덮친격이다.

SK텔레콤으로서는 가장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상당한 수준의 과징금에 영업정지 일주일까지 맞았다. 시장점유율 50%가 무너진 상황에서 이번 단독 영업정지는 점유율 하락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SK텔레콤 및 관련 유통점의 단말기유통법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조치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SK텔레콤이 단말기 지원금을 과도하게 지급하고, 조사를 방해 한 것으로 보았다. 이에 방통위는 단독조사 실효성을 확보하고 조사방해에 따른 엄단차원에서 과징금 235억원과 신규모집금지(영업정지) 7일을 부과했다.

이는 지난 2013년 KT 사례나 아이폰6 대란 등에 비춰봐도 엄격한 수준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2013년 7월 KT에 사상 첫 이통사 단독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당시 방통위는 이통 3사 모두에 과징금 처분을 내렸지만 KT가 과열경쟁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KT에게만 7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SK텔레콤도 전체회의 소명을 통해 단독 조사대상 선정이 가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콤을 대리해 의견진술에 나선 법무법인 광장의 김용섭 변호사는 "실태조사 기간 SKT의 번호이동 순증이 있었지만 경쟁사와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하루 번호이동 2만4000건을 넘고 경쟁사 번호이동이 특별하게 많았는데도 사무국은 시장 안정화로 보고 단독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방통위가 과열경쟁 시기로 판단한 1월 16~18일의 경우 하루 번호이동이 2만4000건이 안된 만큼, SKT를 단독 조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번호이동이 늘어난 것은 지원금 초과 지급 이외에 단말기 출고가 인하와 공시지원금 상향, 아이폰6 추가 공급 등을 꼽았다. 지원금 초과로 의심받는 5000여건의 번호이동 순증이 이 같은 정책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김 변호사는 "SKT가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과거 사업자 위반정도가 비슷하면 과열주도사업자를 선정하지 않았던 선계가 있다"며 "실태점검 기간, 단독조사기간, 이후 시장상황과 SKT의 가입자 변동을 보면 이번 심결은 과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과거 아이폰6 대란을 예로 들며 "과열, 위반 정도가 아이폰 대란 때보다 낮은데도 불구 영업정지를 내리면 평등원칙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방통위원들은 전산시스템 삭제 등 조사방해행위에 대해 엄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홍 위원은 "이런 유사한 조사방해행위가 만연되면 큰일이다"며 "새로운 사태이기 때문에 어렵지만 엄정하고 단호하게 일벌백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삼석 위원은 "통신사들의 후진적 경쟁체제를 바꿔야 한다"며 "아이폰 대란과 비교해 심하지 않다는 반론이 있지만 시장을 안정화 해야 하는 SKT가 위반했다는 점에서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형희 SKT 사업총괄은 "그동안 포화시장에서 무의미한 점유율 경쟁이 지속됐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겼다"며 "가입자 수 경쟁에서 벗어나 질적 경쟁하는 경쟁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업정지 시기에 따라 SK텔레콤이 받는 영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다음달부터 갤럭시S6 판매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 시기만큼은 피해야 한다. 어떤 시기로 결정되더라도 수십억원의 영업이익 손실과 수만명의 가입자 이탈은 불가피해졌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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