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스페셜 리포트] 핀테크 시대, 은행권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이상일

[금융IT 스페셜 리포트] 핀테크 생태계 전면에 나선 은행권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국내 금융권에 새롭게 던져진 화두는 단연 핀테크(Fin Tech)임은 부인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 뿐만 아니라 주요 은행들은 핀테크 사업 활성화를 위한 전담조직 출범을 속속 꾸리고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핀테크 활성화로 인해 국내 은행들이 어떤 기회를 얻게 될지는 아직은 확실치 않은 단계지만 구글, 아마존, 이베이, 텐센트(Tencent), 바이두(Baidu) 등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이 송금, 지급결제, 대출중개, 자산관리 등 금융결제 영역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회사들과 다음카카오, 삼성전자(삼성웰렛, 삼성페이) 등 송금및 결제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보면 아직 수치적으로 국내 IT기업들이 핀테크 부분에서 획기적인 성장은 보여지지 않고 있다.

핀테크 서비스와 관련해, 국내 IT기업들도 기술적으로는 이렇다할 문제가 없지만 확장속도가 더딘것은 외국과는 다른 지급, 결제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일종의 ‘지체현상’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편으론 기존 국내 제도권 금융회사와의 새롭게 지급결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핀테크 IT기업간의 비즈니스 모델 상충의 문제가 국내에선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지난 2000년대 초중반, 모바일뱅킹서비스가 처음 국내에 선보였을때, 모바일뱅킹 플랫폼을 놓고 은행권과 통신회사들간에 벌어졌던 주도권 싸움은 프레임만 바뀌었을 뿐 그 속성 자체는 여전하다. 이와함께 핀테크와 관련한 금융보안의 문제도 여전히 국내에선 예민한 과제이다. 따라서 몇몇 놀라운 외국의 핀테크 사례만 보고 쓸데없이 흥분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또 이 모델들을 단순히 국내로 수평이동시켜서 무리하게 대입하는 것도 지양해야한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권은 일단 핀테크 생태계 조성을 통한 시장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또한 은행이 핀테크 기업을 향후 자사의 우량 기업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사전 작업의 목적도 가지고 있다.

각 은행들은 핀테크 기업 지원책으로 자금과 업무를 위한 상면공간 임대 등 물리적 지원과 함께 핀테크 기술 진작을 위한 경진대회를 개최하는 등 초기시장 붐업에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

물론 금융권이 핀테크에 대해 가졌던 과도한 환상은 최근들어 점점 그 강도가 약해지고 있는 듯한 분위기여서 은행 핀테크 관련 전담 부서에서는 핀테크 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에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은행권은 최근 난무하는 핀테크 기업 중에 실제로 비대면채널 등 은행의 미래전략에 직접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기술과 기업을 먼저 발굴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함은 물론 우량 기업고객을 미리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고민=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인 페이스북이 궁극적인 수익모델을 ‘지급결제’라고 밝혔듯이 핀테크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여기에 최근 삼성페이, 알리페이, 카카오페이 등 IT기업들의 잇따른 지급결제 시장 진출은 은행권에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과 핀테크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형 은행들의 역할을 주문하면서 명분과 실리를 얻기 위한 은행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핀테크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내 은행들은 ‘핀테크 시대에 은행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단순히 기능적인측면에서만 보면 은행들은 크게 걱정할 것이 없어 보인다. 최근 외국에서 각광받는 핀테크 서비스라는 것이 실제로는 이미 국내 금융권에서 상당부분 제공돼왔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핀테크 서비스를 한다해도 기존 은행들이 제공했던 전자금융서비스, 스마트금융서비스와 어느 정도 차별화가 될지 의문이다. 또한 핀테크의 장점으로 꼽히는 저렴한 수수료도 국내 금융권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일반화된 서비스다. 어쩌면 ‘어떤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냐’에 대해 은행권에서 혁신적인 대답이 나오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편 은행권은 앞으로 전개될 핀테크 시장에서 자신들의 지배력을 잃지 않기 위한 ‘은행 주도의 생태계 마련’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제공되는 핀테크 시대가 펼쳐지게되더라도 핀테크의 중심에는 은행이 서있겠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하여 주요 은행들은 금융산업에 핀테크를 성공적으로 접목시키기 위한 ‘멘토링’ 과정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핀테크 기업들은 은행에서 제공하는 기존의 금융 전산시스템과 새로운 IT 기술을 융합시키기 쉽지 않았다. 은행과 개발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행정적인 절차에만 2~3개월 이상 소요됐다. 또 핀테크 기업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금융에 직접 활용하기 어려워 실질적인 핀테크 서비스 개발이 힘들었다.

반대로 은행 입장에서는 핀테크 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 실제로 금융 서비스에 접목이 가능한 기술인지 따져보기가 어려웠다. IT업체의 특성 상 기술 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어 은행들이 해당 기술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하기 어려웠던 것.

이에 따라 은행들은 멘토링 제도를 통해 은행 내부 담당자와 외부 전문가 공조를 통해 핀테크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담 제도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표 참조: 주요 은행별 핀테크 육성전략>

KB국민은행은 서류심사와 면접 등의 심사과정을 거쳐 사업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은 업체들은 전문 컨설팅사로부터 운영 및 서비스 관련 멘토링을 받게 하고 있다. 또 핀테크HUB센터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단계별 금융 멘토링과 기술 및 보안성 심사를 위한 모의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주요 은행별 핀테크 육성 전략(4월 15일 현재 각 은행별 자료/ 디지털데일리)

은행

핀테크 주요 프로그램

핀테크 지원 프로세스

금융그룹 내 협력 관계

대외 협력 관계

KB국민은행

-KB핀테크HUB센터

-핀테크 제휴프로그램(Collaborator)

-핀테크기업지원센터

-서류심사와 면접 등 심사과정-전문컨설팅사로부터 운영 및 서비스 관련 멘토링-HUB센터가 모의 TEST 환경 제공-KB투자증권 통해 초기 지분투자부터 기업공개(IPO)까지 금융서비스 지원

-주요 육성 분야: 송금, 지급결제, 대출、자산관리 ▲보안 ▲인증 등

-국민은행 : 기술금융 지원, 연구개발 공간 및 테스트 환경 제공

-국민카드 : NHN엔터테인먼트 등과 제휴 추진, 상품/서비스 개선

-인베스트먼트 : 지분 및 지식재산권 투자

-KB투자증권 : 지분투자에서 기업공개까지 지원)

-KB데이타시스템 : 핀테크 기술검토 및 블로그 운영

-에이티솔루션즈: 스마트카드 분야 협력

-NHN엔터테인먼트: 포괄적 제휴 추진

신한은행

-신한 ‘퓨처스 랩(Future’s Lab)’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인프라 및 시설과 금융테스트 환경 및 자금지원, 투자지원까지 제공.

-엑센츄어와 핀테크 기업 해외 투자자 연계와 진출 지원.

-종합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 운영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데이터시스템 등 관계자 지원체계 구축

-SK플래닛: 모바일지불결제 협력

-LG유플러스: 모바일, PG지불결제

-액센츄어 코리아, 퓨처플레이, 데모데이: 스타트업 육성 협력

우리은행

-핀테크 사업부

-핀테크사업부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FIS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태스크포스(TF) 구성

-KT: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에셋 매니지먼트 담보대출 관리시스템과 기가 비콘 타겟 마케팅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공동 개발

하나은행

-핀테크 상담 창구

-지원센터 전문인력 파견 및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

- 사업지원 프로세스: 사업성 판단→법률 및 특허 지원→IT개발

- 세부 프로세스: 온라인접수→핀테크지원→운영위원회 의사결정→1:1 멘토링 제공→사업화 후 금융지원 방안 검토→요건 성립 시 대출 상품 제안

-하나아이앤에스 내 핀테크 전담 부서 설립

-하나금융지주 차원의 핀테크 사업 전략 추진

-다음카카오와 협력 제휴-알리페이와 국내 결제 서비스 제휴

NH농협은행

-핀테크 협력센터

-오픈 금융플랫폼 통한 생태계 지원: 폐쇄적인 은행 전산망을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 시스템으로 개방

-농협은행 내 유관부서 10개가 참여. 제휴 원하는 기업이 한번만 접수하면 원스톱 협의 진행.

-농협정보시스템 통한 기술 검증 등 시행

IBK기업은행

-핀테크 DREAM 지원센터

-지원센터 및 자체 공모전 통한 발굴기업 대상으로 금융지원(대출, 투자), 컨설팅, 테스트베드 제공

-핀테크 DREAM 지원센터 통해 핀테크 업체나 개인을 기업은행 관련부서나 자회사로 연결

-SK플래닛: ‘페이핀’과 협력

-LG유플러스: ‘페이나우’와 협력

-비바퍼블리카: 간편결제 솔루션 협력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스타트업 육성 위한 컨설팅 진행

전북은행

-핀테크 인큐베이팅

-핀테크 엑셀러레이팅

-핀테크 경진대회 '飛上(비상)’ 추진

-인큐베이팅 통한 아이디어들은 ‘핀테크 엑셀러레이팅’지원 받아, JB금융그룹 또는 후원조직 업무 제휴 또는 투자를 제공.

-전북은행,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의 IT 관련 부서 멘토링, 기술지원, 테스트 베드 등 제공

-벤처기술협회,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등과 인큐베이팅 진행


하나은행은 스타트업과 핀테크 협업을 위한 체계를 구체적으로 설정했다. 하나은행은 스타트업과 함께 핀테크의 영역을 넓히는 한편 동반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하나은행 핀테크 지원 프로그램은 핀테크 상담을 위한 온오프라인 채널 개설과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 핀테크 지원 운영위원회를 통한 사업화와 후선업무 지원 등으로 요약된다.

IBK기업은행은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추천한 핀테크 기업에 금융지원을 하고, 컨설팅, 핀테크 창업기업 육성프로그램 등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기업은행의 세무 등 경영 컨설팅과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정보보안 등 IT컨설팅이 결합한 핀테크 기업 대상 종합 컨설팅이 이뤄질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핀테크 금융플랫폼을 통한 사업을 추진한다.

이밖에 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이 핀테크 생태계 지원을 위한 플랫폼 구축, 지원체계 마련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 서비스 위한 협력 강화=초기 핀테크 시장에서 스타트업과의 상생협력이 중요시 되고 있지만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핀테크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통신사, 공공기관 등과의 협력 체결도 본격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SK플래닛과 핀테크 협력을 위한 전략적 MOU를 체결하는 한편 LG유플러스와 함께 양사의 협업을 기반으로 온라인 지불결제 시장의 서비스 활성화와 신규 서비스 발굴을, 액센츄어 코리아, 퓨처플레이 및 데모데이와 함께 핀테크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IBK기업은행은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SK플래닛 ‘페이핀’, LG유플러스 ‘페이나우’와 제휴를 맺고 상반기 중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비바리퍼블리카와 모바일로 간편하게 송금 및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인 ‘토스(TOSS)’를 지원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으며 ㈜닷과 ‘점자 스마트워치’ 기술을 스마트폰 뱅킹에 접목해 시각장애인도 입출금 거래내역 및 신용카드 승인내역을 전송받을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은 KT와 ‘사물인터넷(IoT) 및 핀테크 공동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비콘(Beacon) 등 신규 IT기술을 활용한 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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