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4로 생산 전환 서두르는 메모리 업계
* 4월 25일 발행된 오프라인 매거진 <인사이트세미콘>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DDR4 D램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인텔과 ARM 계열 CPU의 등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업계는 생산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DR4는 DDR3 대비 속도는 빠르고 전력 소모량은 적다. DDR4로의 전환은 올해 D램 수요 성장을 촉진하고 이익 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선 기대하고 있다.
글 한주엽 기자 powerusr@insightsemicon.com
인텔은 지난해 하반기 DDR4(Double Data Rate4) 메모리 규격을 지원하는 첫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인 제온 E5-2600/1600 v3를 선보인 바 있다. 올 하반기에는 DDR4를 지원하는 일반 PC용 CPU 코드명 스카이레이크의 출하를 예고해 둔 상태다. 스카이레이크 CPU가 출시되면 서버는 물론 일반 PC에도 DDR4 메모리가 주력으로 탑재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모바일 분야에선 ARMv8 아키텍처를 내장한 코어텍스 A57 코어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출하가 이뤄지면서 저전력 LPDDR4 메모리 탑재 비중이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출시된 LG G플렉스2, 삼성전자 갤럭시S6 모두 LPDDR4 D램을 탑재하고 나온 만큼, 향후 선보여질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대부분 LPDDR4 D램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DR4는 전작인 DDR3 대비 전력 소모량이 적고 속도는 빠르다. DDR4의 동작전압은 DDR3(1.5V) 대비 0.3볼트(V) 낮은 1.2V다. 속도를 재는 잣대인 메모리 버스 클록은 2133MHz부터 시작해 2400, 2666, 2800MHz 등으로 높아진다. DDR3의 경우 1066, 1333 1600MHz가 주력이었다. 모바일용 LPDDR4 역시 LPDDR3와 비교하면 동작전압이 0.1V 낮아진 1.1V인 반면 메모리 버스 클록은 두 배 높아진 3200MHz, 4266MHz를 지원한다.
2007년 본격 채용이 시작된 DDR3 메모리는 상당히 오랜 기간 시장 표준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DDR3의 시대는 저물고 DDR4가 점차 주력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DDR4, 시장 반응 좋다
작년 하반기 출시된 인텔 제온 E5-2600/1600 v3의 초기 반응은 폭발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DDR4 지원 등으로 전반적인 성능이 크게 높아진데다 서버 및 데이터센터 고객사가 인텔의 신규 플랫폼 출시를 계기로 인프라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증거는 인텔의 실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분기 인텔의 실적을 뜯어보면, PC와 스마트폰 칩 사업은 크게 부진했으나 서버 칩 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호조세를 보였다. 전체 사업부문 가운데 서버 사업 영입이익이 가장 높았다.
인텔 하스웰EX 출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한국과 미국의 메모리 3사는 일제히 DDR4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서버용 D램 모듈을 발표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했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마케팅 전무는 작년 10월 열린 2014년도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DDR4를 지원하는 서버 플랫폼 출시가 다소 늦긴 했으나, 출시 이후 관련 D램 수요가 예상보다 많다”며 “고성능, 저전력을 요구하는 최근의 추세에 따라 인터페이스의 변화는 필수불가결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마크 아담스 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 4월 1일(현지시각) 열린 2015 회계연도 2분기(2014년 12월~2015년 2월) 컨퍼런스 콜에서 “서버용 DDR4의 수요가 굉장히 강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센터장은 1월 열린 2014년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DDR4 제품으로의 전환은 올해 D램 수요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DR4로의 전환은 D램 업계의 이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크 아담스 마이크론 CFO는 “DDR4는 DDR3 대비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은 만큼 고객사 대응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래학 SK하이닉스 상무는 “DDR4로의 전환은 D램 가격의 안정세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업계, DDR4 생산전환에 총력
올해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서버와 PC, 모바일 모두 DDR4로의 전환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박 상무는 “올해 서버 D램 시장에서 DDR4의 비중은 평균 40%, 연말에는 60%를 웃돌며 DDR3와의 세대교체를 이룰 것”이라며 “PC용 DDR4의 경우 인텔 스카이레이크가 하반기 출시될 것이므로 연말 비중이 20% 수준을 넘지 않겠으나 내년에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LPDDR4의 경우 올 연말 기준 출하로는 10%, 용량으로는 20% 수준의 비중을 차지할 경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도 생각이 같다. 백지호 삼성전자 전무는 “올해 출시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대부분 LPDDR4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중으로 보면 15~20% 수준까지 올라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공급업체들의 이 같은 전망 대비 다소 보수적인 추정치를 내놓고 있다. <IHS>는 올 4분기 기준 모바일용 LPDDR4 D램의 비트 출하량 비중을 13%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연간 평균으로는 6% 수준을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DDR4 인터페이스를 채용하는 서버와 PC, 스마트폰의 수요에 따라 전망에 차이가 생길 수는 있으나 올해 D램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DDR4로의 전환인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DDR4로의 전환은 일부 D램 생산 용량의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DDR3와 비교해 DDR4는 같은 용량일 경우 7~9%의 면적 증가가 있기 때문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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