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핀테크 시장 관심… ‘크라우드 펀딩’ 으로 몰린다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정부의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 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크라우드 펀딩 업체들도 자체 경쟁력 확보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통과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일반 투자자는 기업당 200만원, 연간 총 500만원을 투자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크라우드 펀딩 업체는 30여개 내외로 추산된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 크라우드 펀딩법이 시행되면 관련 업체들의 숫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한글과컴퓨터 등 중견 IT업체들의 시장 참여도 본격화되고 있어 크라우드 펀딩 시장을 놓고 업체 간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기존 크라우드 펀딩 업체들은 투자 관련 진행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사용자 환경 제공 및 투자 업체에 대한 분석을 자동화해주거나 리스크를 분산시키기 위한 빅데이터 분석 등을 플랫폼에 적용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너도 나도’ = 지난 7일 한글과컴퓨터가 자회사 ‘한컴핀테크(대표 지윤성)’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인 ‘드림시드(www.dreamsead.com)’를 가오픈했다. 우리나라 대표 IT업체 중 하나인 한컴이 핀테크 시장의 첫 출발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시작했다는 점은 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컴은 벤처나 스타트업들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을 돕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시장에 진출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업계에선 현재 가장 수익성이 높은 크라우드 펀딩 분야를 한컴이 핀테크 시장 진출의 전략적 차원에서 실행한 것으로보고 있다.

LG CNS 백승은 컨설팅 위원은 “우리나라는 핀테크 시장이 지급결제 위주로 진행되고 있지만 해외의 경우 대부분 P2P 대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들은 금융거래나 거래 집중기관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핀테크 서비스는 당장의 수익창출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는 선투자 적인 성격이 강하다. 간편결제와 새로운 본인인증 수단 등 현재 대두되고 있는 핀테크 영역들은 가입자 확보 등 생태계 조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생태계가 조성되고 인프라가 갖춰지면 이후부터는 수수료 등 고정 매출이 발생할 확률이 높지만 현재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간편결제와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는 본인인증 기술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먼저 선점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투자자와 스타트업 등을 직접 연계해주는 모델로 가입자 기반의 모델이 아니라는 장점이 있다. 또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광고 등을 통한 마케팅이 제한이 있지만 현재 정부의 정책 등으로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져 이를 상쇄하고 있는 시기적 유리함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이 가입자 확보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으로 마케팅 등 초기 투자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크라우드 펀딩은 가입자 수가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입소문으로 효과를 거두는 사례도 많아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 리스크 관리에 초점 = 한편으로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크라우드 펀딩 업체들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것은 투자 리스크관리다.

크라우드 펀딩은 투자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과 투자를 받은 대출자(업체)의 ‘먹튀’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위험부담을 않고 있다. 따라서 대출을 중개해주는 크라우드 펀딩 업체들은 예측 불량률 등을 산출하는데 빅데이터 등 최첨단 분석 기법을 동원해 이러한 리스크를 완화하고 있다.

최근 어니스트펀드(www.honest-fund.com)는 투자자 성향에 따라 간편하게 투자하는 ‘자동분산투자시스템’ 서비스에 나섰다.

자동분산투자시스템을 통해 투자자는 각각의 성향(안전형, 공격형, 중립형)에 맞춰 손쉽게 다양한 채권에 투자할 수 있다. 기존 P2P대출 서비스들은 투자를 위해 각 채권 별로 일일이 상품을 파악하고, 각 상품별로 투자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특히, 매주 공개되는 채권들이 많아짐에 따라 투자자들의 번거로움이 컸지만 자동분산투자시스템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직관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P2P 중개 업체인 펀다는 지난 4일 서울대학교 통계학과 김용대 교수 연구팀과 상점의 매출 데이터 분석 및 이를 기반으로 한 매출 예측모델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상점의 매출을 분석 및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었고 따라서 높은 매출을 보이는 상점이라 하더라도 상점주의 개인 신용등급에 따라 운영자금 대출 여부 및 한도가 결정되어왔다. 하지만 예측모델을 활용하면 매출 데이터만으로 상점의 건실도를 측정하고 대출 상환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예탁결제원이 크라우드 펀딩 중앙기록관리업무를 내년 1월 25일부터 시작함에 따라 이러한 리스크 문제는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기록관리기관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기반 시스템으로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는 모든 투자자들의 정보와 발행회사 정보를 수집해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예탁결제원은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로부터 크라우드펀딩 중앙기록관리기관으로 선정된 이후 온라인중개업자 등 시장참가자들과 세부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를 9월까지 마친 이후 올해 연말까지 시스템 개발과 정관 및 업무규정 개정, 홍보 및 참가자 교육을 마칠 계획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이상일
2401@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