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서비스에 도전…네이버 ‘커넥티드 플랫폼’ 노림수는?
- 자체 플랫폼에 고유의 색 입히기
- 네이버의 자원과 역량을 선택과 집중으로 활용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네이버가 연례 개발자 행사인 ‘데뷰(DEVIEW)2015’를 통해 1000억원 규모의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주체는 네이버 연구개발(R&D) 조직인 네이버랩스다. ‘프로젝트 블루’로 불리는 국내외 대학 등과의 공동 연구 및 개발을 위해 ‘로보틱스’, ‘모빌리티’, ‘스마트홈’ 등의 분야에 5년 동안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움직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네이버랩스는 로보틱스, 모빌리티와 관련해 해외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국내외 주요 대학 및 해당 분야의 석학을 물색하고 있다.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인 데니스 홍 교수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해외 유수의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계기로 한인 기술 석학뿐 아니라 현지 연구원과의 각종 테크 트렌드. 채용 등의 기술 관련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네어버식 ‘커넥티드 플랫홈’이다. 이는 기존에 선보인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그리고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인 노선을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있어 단순히 기기에 네이버 서비스를 얹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시도를 위한 조치다.
이를 위해 네이버랩스는 IoT를 비롯해 임베디드(내장형 제어), 딥러닝, 스마트카, 빅데이터, 센서, 맵 알고리즘, 로보틱스, 모빌리티 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R&D를 진행하고 있다. 언뜻 HW 사업에 발을 들여 놓는 것처럼 보이나 네이버의 자원과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
가상현실(VR)만 하더라도 새로운 스마트 기기로 주목받으며 오큘러스, 기어VR 등이 선보인 상태이나 콘텐츠 부족과 함께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는 웨어러블 기기도 마찬가지로 단순히 사용자의 움직임과 건강 정보를 수집하는 것만으로는 이전의 제조업과 차별화를 이루기가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네이버랩스는 수많은 스마트 기기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유의미한 서비스로 구현하는데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국내외 기업은 물론 산학 협력에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시장에 선보인 플랫폼으로는 승부하기 곤란하고 네이버 고유의 색을 입히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송창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네이버가 직접 HW를 개발하는 것에서부터 역량 있는 기업의 매니저까지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으며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조직 문화에도 상당한 신경을 썼다. 중추가 되는 네이버랩스는 직급에 따르는 권한과 지시가 없도록 수평조직으로 구성했다.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고 R&D만으로도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송 CTO는 “앞으로 모빌리티, 로보틱스, 스마트홈 등 다양한 HW 분야에 대해 글로벌 산학 연계를 통한 공동 연구 및 국내 강소 기업과의 협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술 혁신을 이어갈 예정이며 이를 위해 국내외 우수 인재를 적극 채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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