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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다시 부품 전성시대… 반도체 최대실적 추정 디스플레이도 호조

한주엽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삼성전자가 3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실적’을 발표했다.

반도체가 끌고 디스플레이가 밀어준 덕이다. 두 사업 모두 외부 고객사 제품 판매 비중이 늘었다. 분기 최대 혹은 그에 상응하는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증권가에선 추정한다. 미국 달러화의 강세는 각국의 현지 통화로 거래하는 TV와 스마트폰 등 완성품 사업에는 부정적이지만 부품 사업에선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는 지역을 불문하고 미국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7일 삼성전자는 연결 매출액 51조원, 영업이익 7조3000억원의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2분기 대비 5.07%, 전년 동기 대비 7.48% 늘었다. 영업이익은 2분기 대비 5.8%, 전년 동기 대비 78.80%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3분기 만에 50조원대를, 영업이익은 5분기 만에 7조원대를 회복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당초 증권가에선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을 50조원대 초반, 영업이익은 6조원대 중반 수준을 예상했었다.

깜짝실적의 비결은 반도체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덕이다. 3분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50% 가량이 반도체 사업부에서 나왔을 것으로 증권가에선 추정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은 2010년 3분기 3조4200억원. 이 예상대로라면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사상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D램 사업은 PC용 제품 수요 감소로 시장 판매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앞선 20나노 공정 전환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자체 엑시노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판매 확대 및 애플 A9 칩의 위탁생산(파운드리) 본격화로 2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3분기에는 흑자폭을 확대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부턴 퀄컴의 차세대 AP인 스냅드래곤 820의 파운드리 양산을 본격화하는 만큼 실적이 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을 맡는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판매 확대로 3분기 8000~9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에 OLED 패널 적용을 확대한데다 화웨이, ZTE, 메이주, 비보, 오포 등 중국 업체들도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채용한 스마트폰을 최근 출시했다. 아직 최대 영업이익 기록(2013년 2분기 1조1200억원)을 깰 정도는 아니지만, 외부 판매 확대로 실적이 큰 폭 개선됐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증권가에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부품 사업에서만 4조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사 영업이익의 60% 이상이 부품 사업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력 부품 사업이 외부 고객사 확대로 인해 실적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달러화의 강세는 완성품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마트폰 사업을 맡는 IT·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은 2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한 2조원대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증권가에선 추정했다. 1분기 적자에 이어 2분기 2100억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소비자가전(CE) 부문도 비슷한 영업이익 수준을 이어갔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적으로 따지면 부품 사업부의 전성시대가 다시 찾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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