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D램 업계 거물, 중국 칭화유니그룹으로 이직… 인력 유출 심화
* <인사이트세미콘> 회원 전용 서비스 ‘중국산업동향’ 코너에 10월 12일자로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만 D램 업체 이노테라(华亚科)의 이사장이자 난야(南亚科)의 총경리역을 맡아왔던 까오치췐(高启全)이 중국 칭화유니그룹으로 이직했다고 중국 및 대만의 주요 매체가 일제히 보도했다.
까오치췐은 칭화유니그룹에서 총 부회장 직급으로 D램 생산기지 구축 역할을 맡게 됐다. 현지 매체들은 그를 ‘대만 D램 산업을 일으킨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 경제일보는 “까오치췐은 2년 전 대만의 인재 유실은 국가 안보상의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하지만 현 시점에서 그 스스로가 문제가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까오치췐은 지난 9월 18일 회사를 퇴직할 것임을 통보했다. 이노테라와 난야 등은 그의 퇴직을 만류했으나 결국 잡지 못했다. 이노테라 등은 그가 퇴직한 후에야 칭화유니그룹으로 이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중국 경제일보는 까오치췐이 칭화유니그룹에 조인함으로써 회사의 꿈인 ‘D램 사업 진출’ 실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가 보유한 기술, 경험 등이 모두 중국 대륙으로 옮겨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마이크론에 인수를 제안했으나 미국 정부 반대로 이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까오치췐은 미국 인텔과 TSMC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다. 모리스 창(张忠谋) TSMC 회장이 인텔에 근무하던 그를 직접 발탁해 주요 업무를 맡긴 바 있다. 그는 TSMC를 떠나 우밍초 회장과 매크로닉스를 창업하기도 했다. 매크로닉스는 대만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다. 매크로닉스는 성공가도를 달렸으나 까오치췐은 우 회장과의 불화로 회사를 떠나게 된다. 이후 프로모사 플라스틱 그룹의 이사장 왕용칭(王永庆)은 그가 쉬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뒤 난야의 부사장으로 스카웃했다. 그는 난야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독일 인피니언과 합작해 이노테라도 설립, 경영해왔다.
중국 반도체 분석가 꾸원쥔(顾文军)은 “중국은 대만에는 없는 막대한 자금과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만의 유능한 인재들에게 중국은 ‘발전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대만의 인재 유실 상황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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