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빗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현, 최적의 솔루션 전략은?

[S 리포트 / 스토리지 2부] 올플래시 스토리지 도입, 무엇을 고려해야 하나?

박기록

[S 리포트 / 스토리지 2부] 올플래시 스토리지 도입, 무엇을 고려해야 하나?

낸드 플래시를 활용한 올플래시 스토리지의 상승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올해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규모는 309억원으로 연평균성장률(CAGR)이 99.1%에 달한다. 여기에 하드디스크드라이브(SSD)를 이용한 기존 스토리지에 낸드 플래시를 더한 하이브리드 플래시 어레이(HFA)를 더할 경우 시장규모는 5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는 낸드 플래시가 전체 스토리지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 트렌드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성능 위주였다. 레이턴시(Latancy)를 줄이기 위한 애플리케이션 위주로 아이옵스(IOPS) 향상에 중점을 뒀다. 이 시기 올플래시 스토리지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5억달러(한화로 약 5665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2년부터 2014년은 가상화를 중심으로 비용절감, 효율성 강화, GB당 가격 낮추기에 주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시장규모는 20억달러(약 2조2660억원)으로 급증했다.

관련업계는 2014년부터 오는 2017년까지 올플래시 스토리지의 본격적인 도입시기로 보고 있다. 이 기간에는 보다 저렴해진 GB당 가격, 실제 비즈니스 접목 등이 주요 화두다. 시장규모는 150억달러(약 16조99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 플래시를 이용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HDD와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HDD는 스핀들모터가 플래터를 빠르게 돌리고 헤드가 플래터 위에서 움직이며 데이터를 기록하거나 읽는 구조다.

물리적인 움직임이 존재하다보니 플래터가 작을수록, 스핀들모터가 빠를수록, 기록밀도가 높을수록 HDD의 성능이 높아진다. 데이터 인터페이스, 버퍼 메모리, 컨트롤러 성능도 영향을 끼친다. 물리적인 움직임이 있어서 이론적으로 플래터는 작을수록 유리하다. 헤드가 플래터를 오가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저장용량이 줄어들며 플래터의 데이터 기록밀도가 높아질수록 스핀들모터의 속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스핀들모터의 분당회전속도(rpm)가 1만5000번에 머물러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달리 낸드 플래시는 반도체 기반이다. 물리적인 구성 부품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전력소비량은 물론 소음, 진동이 발생하지 않으며 내구성과 신뢰성이 높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도 플로팅게이트(FloatingGate)에 전자를 저장하고 빼내는 방법으로 0과 1을 구분해 데이터를 관리한다. 데이터 저장방식에 따라 싱글레벨셀(SLC, 1비트), 멀티레벨셀(MLC, 2비트), 트리플레벨셀(TLC, 3비트)로 나뉘며 평면형 플로팅게이트에서 머무르지 않고 적층 셀 구조의 3D 낸드 플래시로 발전하고 있다.

낸드 플래시는 데이터 저장방식에 따라 재기록 가능 횟수와 읽기, 쓰기, 지우기 성능에 차이를 보인다. 단순 성능으로 따지면 ‘SLC>MLC>TLC’이지만 가격은 반대의 성향을 보인다. 그렇더라도 HDD와 비교해 용량 대비 가격은 여전히 비싸며 이는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의 확산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각 미디어, 그러니까 SSD와 HDD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성능·효율면에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에 제한이 없다면 당연히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현실과 계획은 엄연한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스토리지네트워킹산업연합(SNIA)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토리지 담당자가 경험하는 가장 큰 문제가 비용으로 나타났을 정도다. 따지고 보면 과거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HDD만 쓰이던 시절에도 각 업체의 경쟁으로 인해 HDD 가격이 매년 하락했지만 데이터 용량의 폭증으로 스토리지를 계속해서 증설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느 시점에 HDD가 SSD로 완전히 바뀐다고 하더라도 이런 고민은 여전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올플래시 스토리지의 핵심은 SSD를 구성하고 있는 낸드 플래시의 수직계열화, 데이터의 이해와 분류에 따른 제품 도입, 비용과 복잡성 감소를 위한 표준 아키텍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의 상호운용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풀어 설명하면 HDD에서 SSD로 미디어가 바뀐 만큼 어떤 낸드 플래시를 사용하는지, 범용 SSD가 아닌 자체 설계한 모듈을 적용시킬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SSD에 적합한 컨트롤러 알고리즘과 가비지컬렉션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오버 프로비저닝, 티어링, 데이터 보호, 모니터링, 웨어레벨링, 오류 확인&수정(ECC) 등을 따져봐야 올플래시 스토리지 도입에 필요한 기본적인 조건을 갖추게 된다. 덧붙여 기존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에서 제공할 수 있는 기능과 서비스를 올플래시 스토리지에서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지 살펴야 된다.

낸드 플래시 종류에 따른 스토리지 도입 방안

SSD를 구성하는 낸드 플래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에 따라 SLC, MLC, TLC로 나뉜다. 기본적인 낸드 플래시의 구조는 모스펫 구조에 플로팅게이트가 추가되어 있다. 플로팅게이트에 전자가 있다면 ‘0’, 전자가 없으면 ‘1’로 인식한다. SLC가 이 방식을 이용하는데 MLC로 넘어가면 데이터 저장 방식이 복잡해진다. 한 셀에 1비트가 아닌 2비트를 저장하기 위해서 기존의 전자가 있다(0), 전자가 없다(1)의 단순한 구분이 아니라 전자가 없다(11), 조금 있다(10), 중간쯤 있다(01), 많이 있다(00)로 세분화시켰다.

TLC로 넘어가게 되면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은 더 복잡해진다. 한 셀에 3비트의 데이터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구분해야 할 전자의 상태가 8개(000, 001, 010, 011, 100, 101, 110, 111)로 늘어난다. 덕분에 한 셀에 저장하는 용량이 배로 늘어나지만 산화막에 둘러싸인 플로팅케이트의 수명이 줄어든다.

전자가 산화막을 통과할수록 산화막은 저항(손상)이 커지게 되고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디어의 기본적인 기능인 읽기, 쓰기, 지우기마다 모두 전자가 사용되지만 이 가운데 쓰기와 지우기가 가장 많이 산화막에 영향을 끼친다. 같은 면적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을 늘렸지만 그만큼 수명이 줄어들게 된 셈이다.

성능이나 수명으로 보면 SLC가 가장 우수하며 다음으로 MLC, 가장 뒤떨어지는 것이 TLC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SLC에서 MLC, 그리고 TLC로 이동할수록 플로팅케이트에 신호를 전달해야 하는 컨트롤게이트의 전압은 더 촘촘해져야 한다. 미세하게 전자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해서 TLC가 무조건 불리한 것은 아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SLC가 한 셀에 1비트를 저장하다면 TLC는 3비트를 담을 수 있다. 용량 대비 가격에 있어서 가장 유리하다. 스토리지 도입에 있어 SNIA의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지만 담당자에게 있어 비용절감은 가장 큰 고민꺼리 가운데 하나다.

올플래시 스토리지 초기만 하더라도 안정성을 고려해 대부분 SLC가 쓰였으나 지금은 MLC도 널리 이용되는 추세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 경쟁 상황과 함께 산화막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대표적인 기술 몇 가지를 꼽으면 웨어레벨링, 오버 프로비저닝, ECC 등이 있다. 컨트롤러나 펌웨어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은 기본이다. 먼저 웨어레벨링은 각 셀에 골고루 데이터를 저장하도록 유도한다. 특정 셀만 이용된다면 산화막이 빠르게 손상되므로 미연에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런 차원에서 오버 프로비저닝도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셀, 풀어 말해 플로팅케이트를 감싸고 있는 산화막의 수명은 SSD를 사용할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오버 프로비저닝은 여분의 셀을 확보해 놓고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셀을 대체하는 기술이다. 공간이 많을수록 가비지컬렉션을 실행할 수 있는 용량이 늘어나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안정성과 용량을 맞바꾼 형태라고 보면 된다.

이미 언급했지만 SLC와 달리 MLC와 TLC는 데이터를 저장할 때 복잡성이 늘어난다. MLC나 TLC 방식에서 쓰기 작업을 할 때 ECC로도 못 잡는 오류는 다시 써야 한다. ECC 해석 시간, ECC로도 못 잡는 오류로 다시 쓰는 시간 등도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

ECC는 16~24비트 정도를 사용한다. 제작공정이 낮아질수록(같은 면적에 셀이 많아질수록) ECC의 비트 값은 계속해서 늘어난다. 예컨대 같은 MLC 낸드 플래시라도 제작공정이 5x 나노라면 ECC가 4비트, 3x 나노는 8비트, 2x 나노의 경우 15비트를 쓴다. 이보다 제작공정이 낮고 TLC로 넘어간다면 24비트라고 보면 된다.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고려하고 있는 담당자 입장에서 용량 대비 가격을 고려한다면 무조건 TLC를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낮은 성능과 수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고 있어 보수적인 엔터프라이즈 업계에 전면적으로 도입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부 업체는 SLC만 이용하는 것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서 MLC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 용량은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언제까지 SLC만 고집할 수는 없어서다. 여기에는 MLC를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의 기술적 진보가 뒷받침됐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저렴해지는 올플래시 스토리지…어디까지 왔나?

글로벌 낸드 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의 4강으로 이루어져 있다. 올플래시 스토리지의 핵심인 낸드 플래시 가격은 이들 업체의 생산량이 얼마나 뒷받침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가격이 단순히 낸드 플래시 하나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HDD 기반 스토리지와 비교해 가격이 비싸 도입을 망설이는 담당자가 적지 않기 때문에 추이를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는 있다.

시장조사업체 위키본에 따르면 HDD 기반 스토리지의 TB당 운영비용(패키징, 전력소비량, 유지보수, 공간, 데이터 절감과 공유비용)은 초기 237달러(약 26만원)이지만 SSD의 경우 470달러(약 53만원)으로 나타났다. 2배 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하지만 이후에는 곧바로 간격이 좁아져 HDD 169달러(약 19만원), SSD 151달러(약 17만원)로 역전된다. 초기 도입비용에 대한 부담을 감수한다면 올플래시 스토리지가 보급되는 속도는 지금보다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낸드 플래시 업계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3D(적층) 기술을 살펴봐야 한다. 그동안 낸드 플래시 용량을 늘리기 위해 셀을 수평으로 확장했다면 이제는 수직으로 쌓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제작공정이 한계가 다다랐고 셀 사이의 간섭이 심해지고 집적도를 올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3D 낸드 플래시 양산에 들어갔고 마이크론은 지난 1분기부터 싱가포르 팹10X를 3D 낸드플래시 양산 용도로 전환하고 있다. 내년 중반기 이후부터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도시바는 샌디스크와 함께 새로운 공장을 짓고 이 곳에서 3D 낸드 플래시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몇몇 업체는 3D 낸드 플래시를 활용한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공급하고 있다. 델은 삼성전자 3D V낸드(TLC)를 활용한 ‘메인스트림 RI’를 8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GB당 가격이 1.66달러(약 1900원) 수준이며 하이브리드 플래시로 구성할 경우 같은 조건에서 58센트(약 670원)에 불과하다. 넷앱도 관련 제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엔터프라이즈TLC(eTLC)라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내구성과 가격 대비 용량을 확보했다는 후문이다. 이후에 선보일 ‘플래시 레이’라 부르는 올플래시 스토리지도 삼성전자와 협업중이다. 퓨어스토리지도 삼성전자 3D V낸드를 장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2014년 기준 글로벌 올플래시 스토리지 업체 가운데 3위와 4위 업체가 모두 TLC 낸드 플래시를 이용하게 됐다.

올플래시 스토리지 가격 경쟁은 HP가 촉발한 측면이 있다. ‘HP 3PAR 스토어서브 스토리지’는 올플래시 스토리지로 구성할 경우 GB당 가격이 1.5달러(약 1740원), 하이브리드는 0.25달러(약 290원)로 공급된다. 이를 바탕으로 2013년 대비 2014년 매출이 1000% 이상 급성장했다. HP는 삼성전자가 아닌 샌디스크에서 낸드플래시를 공급받는다.

업계에서는 향후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시장에서 올플래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게 예상하고 있다. 다만 어느 시점에 어떻게 최대한의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촉발되면서 올플래시 스토리지에서 SLC보다는 MLC가 주력으로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다라 HDD를 병행해 사용하는 HFA의 경우 생각보다 빠르게 도태될 가능성이 있다. HDD를 섞어서 사용할 경우 SSD의 장점을 100% 활용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처럼 올플래시 스토리지 도입을 위해 낸드 플래시부터 컨트롤러, 펌웨어, I/O, 운영체제(OS),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새롭게 개발된 요소가 상당하다. 가격과 애플리케이션, 도입 업체의 상황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리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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