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가 미래 생존과 성공 담보…“IoT로 제조업 디지털전환 필요”
- 시스코 “‘디지털파괴’ 현상 전산업군에 영향, 5년 내 선두기업 40% 도태될 것”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디지털회오리(Digital Vortex)’가 몰아치면서 모든 산업에 파괴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단기간에 큰 변화를 겪을 산업은 IT, 미디어, 유통, 금융서비스, 통신이다. 제조업은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디지털화를 준비해야 한다.”
로스 파울러 시스코 아시아태평양·일본지역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만물인터넷(IoE) 액셀러레이션 부문 사장은 15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IoE 글로벌 혁신센터(GCoE)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디지털화 전략에 기반해 기업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파울러 부사장이 공개한 DBT(Digital Business Transformation) 센터의 ‘디지털 보텍스(Digital Vortex)’ 보고서에 따르면, 각 산업분야의 현존하는 선두기업 중 40%는 향후 5년 내 업계에서 도태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울러 부사장은 “현재 각 산업분야 톱(top)10에 위치한 선두기업 가운데 4곳은 디지털파괴 현상에 따라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지만, 디지털전략을 도입하는 기업은 4곳 가운데 한 곳, 즉 25%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조사결과 IT,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통신, 금융 부문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에 제약, 에너지, 제조, 공공서비스(유틸리티) 분야의 디지털화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변혁을 꾀하고 디지털파괴를 이끄는 기업의 특징으로 파울러 부사장은 ‘디지털자산, 즉 데이터와 애널리틱스(분석)의 중요성을 인식해 이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더 나은 디지털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을 꼽았다.
이들 기업은 데이터와 분석을 기반으로 이른바 ‘초인식(Hyper-Awareness)’ 자산을 확보해 고객 요구나 업계 동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프로세스 자동화와 애플리케이션 통합을 구현해 데이터에 기반해 디지털 중심 의사결정을 내린다. 이를 통해 조직구성원(직원)과 고객들에게 향상된 디지털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제조기업, 디지털화로 3년 내 12.8% 수익 상승 전망=파울러 부사장은 다양한 산업 가운데 제조기업의 디지털화로 인한 변화의 필요성을 크게 강조했다. 제조업은 그동안 정보기술(IT)과 운영기술(OT)가 별도로 운영되면서 생산현장에서 IT 기술의 영향력이 적었지만 사물인터넷(IoT) 등장으로 IT와 OT를 융합해 디지털기술 활용으로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는 것이 이유다.
그는 특히 “한국은 제조강국”이라며 “전세계를 선도하는 한국의 제조업체들이 디지털화를 통해 빠르게 변화해 나간다면 향후 더욱 큰 성공을 이루고 자신들의 입지를 한층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시스코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평균 200억달러 매출 규모의 제조기업이 디지털화를 시행할 경우 수익이 향후 3년 내 12.8%, 10년 내 19%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적으로 디지털화를 통한 잠재적 가치가 19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제조업 부문의 디지털화 가치만도 6조3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치도 내놨다.
◆제품 중심 사업모델 탈피해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해야=무엇보다 제조업계가 파괴적 혁신과 수많은 형태의 시장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존의 ‘제품 중심 비즈니스 모델’을 탈피해 디지털화 전략에 기반해 ‘서비스 중심 비즈니스 모델’로 변화해야 한다고 파울러 부사장은 강조했다.
시스코가 조사한 결과, 실제로 제조업은 ‘서비스 중심 비즈니스 모델’ 도입시 확보할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 규모와 그 기회를 실제로 포착할 수 있는 역량 간의 차이가 큰 ‘서비스 딜레마(Service Dilemma)’ 현상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시스코가 13개국 제조업 부문 의사결정자 625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조사에서 전세계 응답자의 86%가 디지털화를 적용한 ‘서비스 중심 비즈니스 모델’을 자사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인식한다고 밝혔다. 이 모델로 전환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44%에 이르렀다. 그러나 실제 성장률 측면을 봤을 때, 전세계 불과 29%의 기업만이 서비스 비즈니스 부문이 제품 부문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답해 목표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존재하는 ‘서비스 딜레마’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딜레마의 원인으로는 제품과 서비스를 모두 관리해야 하는 복잡성과 부족한 디지털 역량이 지목됐다.
서비스딜레마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비즈니스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제조기업들은 디지털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만이 해답이란 얘기다.
◆IoT 활용해 빠른 변화 실행 필요=파울러 부사장은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위한 가장 구체적인 방법으로 “IoT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지목하면서 “제품에 탑재된 센서를 바탕으로 디지털기술을 활용하면 생산현장을 모니터링함으로써 사전에 장비 장애 등을 인지해 ‘선제적인 유지보수’가 가능한 운영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그리고 제품의 성능도 개선할 수 있다”고 혜택을 제시했다.
이어 그는 “제조업도 다른 산업분야와 동일하게 ‘초인식’ 기반의 조직을 구축하고 정보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빠른 실행이 중요하다. 디지털시대에는 변화의 속도가 가장 큰 차이를 부르는만큼 실험적으로 시도해보면서 빠르게 확장해나가는 조직이야말로 디지털전환을 이룰 수 있고, 미래 기회를 선점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사에 참여한 전세계 제조기업들은 향후 3년간 생산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디지털 기술로 클라우드(37%), 사물인터넷 및 M2M(33%), 애널리틱스(32%)을 꼽았다. 로봇공학, 3D 프린팅 등 생산과 직접 연결되는 기술의 비중은 비교적 작았다.
아태지역기업들의 경우 애널리틱스, 사물인터넷 및 M2M(사물통신), 클라우드 순으로, 각각 43%, 43%, 37%가 이같이 응답해 다른 지역 대비 아태지역 제조업체들에게 디지털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세계 조사 기업 중 56%가 커넥티드 머신같은 IoT 산업기기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응답했으며, 33%는 공장 내부 모니터링을 위해 이미 커넥티드머신을 활용 중이라고 답했다. 커넥티드머신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힌 기업은 전세계 6%에 불과했다.
아울러 전세계 응답자 중 ‘임대형 머신(Machine-as-a-service, MaaS)’ 에 대해 ‘매우 관심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8%, ‘상당히 관심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6%였으며, 조사 기업의 4%는 이미 임대형 머신에 대한 접근법을 실험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울러 부사장은 “제조업체들은 디지털화로 독보적인 신규 사업을 구상하는데 필요한 민첩성 증대, 효율성 창출, 통찰력 확보 등의 이점을 얻고 무한한 기회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한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계획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전략을 세우고 ‘서비스 중심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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