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시행, P2P 업계 움직임 활발해져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오는 25일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크라우드 펀딩 업계의 움직임이 바쁘다.
지난해 7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 사업자금을 모을 수 있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법제화되면서 본격적인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담보대출 약 143억과 신용대출 약234억 가량의 대출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며 생태계를 조성해 온 P2P(peer to peer, 개인간 거래)금융의 성장이 올해 더욱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현재 P2P 금융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자본시장법의 법제화가 이뤄지지 못해 반쪽짜리로 출발하는 모양새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크라우드펀딩은 2007년에 대출형으로 시작됐으며 2011년에는 기부형과 후원형이 추가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여 곳의 크라우드 펀딩 업체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으로 국내에서 법제화 테두리에서 크라우드 펀딩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서비스가 진행되는 만큼 크라우드 펀딩 업계는 자신들의 서비스를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는 크라우드 펀딩 제도에 대한 정보와 유망 기업 정보, 등록 중개업자 현황 등이 실린 ‘크라우드 펀딩 허브’를 개설했다. 온라인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조금씩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 시행을 앞두고 관련 정보를 담은 안내 사이트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펀딩중개업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사이트 오픈과 함께 등록 중개업체를 소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존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체들도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
설립된 지 7년 이하의 비상장 창업·중소기업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최대 7억원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7년이 넘은 경우에도 벤처기업이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문화 프로젝트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 등은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할 수 있으며 금감원 감독규정 완화를 통해 핀테크 기업과 부동상중개업체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대출형 크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던 P2P 대출업체들에겐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주력 대출 상품이 겹치는 일부 업체들의 경우 사업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부분 대출형 P2P 업체들은 우선 자신들의 사업영역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출형 크라우드 사업은 신고제로 운영되지만 증권형의 경우 별도 인가를 받아야 하는 문제가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이 시작되면 크라우드 펀딩 자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자신들만의 차별점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P2P금융업체 팝펀딩은 뮤지션의 음악 저작권을 담보로 투자금을 모집하는 음악 저작권 담보 소셜펀드 상품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음악 저작권 담보 소셜펀드는 팝펀딩을 통해 대출을 신청한 저작권자의 음악저작권을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통해 확인 및 질권을 설정하고 매월 발생하는 저작권 수익료로 이자를 상환하는 모델이다.
피플펀드는 은행통합협 P2P 대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피플펀드는 다른 P2P업체들이 현 제도 아래서 대부업으로 사업을 등록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것과 달리 전자상거래 업체로 등록했다. 대출 고객에게 대부업 대출이 아닌 은행 대출을 취급하고 모든 대출내역은 정상적인 1금융권 대출로 기록된다. 이를 위해 피플펀드는 전북은행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투자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고도화도 진행되고 있다. ‘빌리’는 서비스 시작 6개월만에 대출 신청과 실시간 거래 정보를 알 수 있는 ‘빌리 Live’를 웹사이트에 적용해 P2P 거래의 투명성을 높였다. 빌리 Live에서 볼 수 있는 데이터는 누적 투자금, 누적 대출금, 누적 상환금, 대출 심사율, 채권 위험 분포, 월별 대출금액, 대출자/투자자 비율, 성별, 연령, 재투자율, 업종 등이다.
특화 시장 발굴에 나선 업체도 있다. ‘8퍼센트’는 IoT솔루션 기업 ‘인콘’과 함께 공공조달부문에 소액으로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출시한다. 또, ‘한국화물운송사업협동조합’과 전국 51개 지역 화물운송사업자에게 P2P대출 실행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MOU로 인해 전국의 화물운송사업자들은 기존대비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페이뱅크가 운영하는 ‘펀더스’는 약 4만여개의 페이뱅크 판매시점관리(POS) 및 스마트 금융자동화기기(ATM) 설치 가맹점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개발과 다이렉트 마케팅 채널 확대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테라펀딩’은 건축 자금 대출 채권을 발행하는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건축물이 완공되면 담보대출로 채권을 상환하는 구조로,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 ‘펀다’도 부동산 전문 핀테크 기업 ‘엘리펀드’와 손잡고 자사 홈페이지에서 부동산 후순위 담보대출 상품을 공시하는 등 특화 영역 개발에 나섰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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