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어려울수록 기초부터…LG화학 사업체질 강화에 ‘총력’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LG화학(www.lgchem.co.kr 부회장 박진수)이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공급 과잉 우려와 구조조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적극 나선다고 28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기초소재 분야의 사업구조를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으로 고도화하고 기존사업은 원가 경쟁력 및 시장 지배력 강화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향후 공급 과잉에 따른 불황 속에서도 경쟁 우위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탄탄한 체질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원재료가격 하락 효과로 인해 일시적인 호황기를 맞고 있으나, 북미 및 중국 중심의 증설 및 세계 경제의 저성장화 등에 따라 범용 제품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메탈로센계 폴리올레핀(PO), 고기능 ABS 및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차세대 고흡수성 수지(SAP), 친환경 합성고무 등 고부가 제품 매출을 현재 3조원 규모에서 2020년까지 7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고부가 제품이란 기술 차별화로 글로벌 선도업체만 생산이 가능하고 수익성이 범용 제품 대비 월등히 높은 제품을 말한다.

먼저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메탈로센계 촉매 및 공정기술’을 기반으로 고부가 PO 제품을 대폭 늘려가기로 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기존제품의 기능을 개선하게 되며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기존 범용 라인을 메탈로센계 제품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는 한편, 대대적인 증설에도 나선다. 최근 2018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해 엘라스토머 생산량을 29만톤으로 증설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엘라스토머는 고무와 플라스틱 성질을 모두 갖춘 대표적인 메탈로센 계열 고부가 합성수지로 전 세계 4개 회사만이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약 30% 수준의 PO 제품의 고부가 비중을 2020년까지 60%로 2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동차 및 IT 소재에 적용되는 고기능 ABS 및 EP 제품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 ABS의 경우 현재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과 축적된 기술력을 활용해 자동차용 친환경 특화제품 및 전기전자용 고투명 제품을 출시하여 시장을 선도한다. 1위의 시장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중국 화남 ABS공장의 생산량을 현재 15만톤에서 3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EP 분야도 자동차 시장을 중심으로 고내열 특성이 요구되는 엔진룸과 구동부품 등에 적용되는 신제품을 적극 개발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력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 밖에도 기저귀 등에 사용되는 SAP 사업은 글로벌 고객과 차세대 제품을 공동 개발해 시장 주도권을 지속 확보하고 합성고무 사업은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 전환을 추진한다. 더불어 미래 준비를 위해 경량화 및 스마트화 관련 유망 신소재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

차량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높은 전도성(전기를 통하게 하는 성질)으로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사용될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CNT)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를 위해 기초소재 분야 R&D 투자는 매년 10% 이상 확대하고,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미래 유망소재 연구 인력을 배치하여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계열사간 협업 등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원가경쟁력·시장지배력 강화로 수익성↑=LG화학은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하는 한편, 기존사업의 수익성 극대화에도 적극 나선다.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NCC사업(Naphtha Cracking Center, 나프타분해설비)은 혁신활동으로 원가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가기로 했다.

현재 LG화학은 에틸렌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량이 전세계 평균대비 절반 수준으로, 올해도 세계 최고의 에너지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수익성 극대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고부가 제품의 안정적인 원료확보를 위해 에틸렌 생산규모 확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재 LG화학은 여수공장 116만톤, 대산공장 104만톤으로 국내 최대규모인 220만톤의 에틸렌 생산규모를 갖추고 있다.

특히 중국 등 후발 업체와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기존 사업의 공정 혁신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친환경 가소제, 고기능 합성고무인 NBL(Acrylonitrile Butadiene Latex:니트릴 라텍스) 등 고수익 제품 위주로 판매 확대를 추진한다.

LG화학 기초소재사업부장 손옥동 사장은 “편안할 때 위태로울 때를 생각해야 한다는 거안사위(居安思危)의 자세로 지금의 호황 속에서 누구보다 먼저 불확실한 미래에 선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탄탄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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