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숙원 푼 지란지교시큐리티 윤두식 대표 “AI보안 R&D센터 추진”
-AI보안 위해 실리콘밸리 인력 물색
-국내 상위 3번째 보안기업, 일본 매출 100억, 미국 진출 목표
-신제품 출시 임박, 랜섬웨어에 끄떡없는 문서중앙화 솔루션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상장 이후 첫 인터뷰”라며 기자를 맞이하는 윤두식 지란지교시큐리 대표<사진>는 예상밖으로 의연했다. 윤 대표의 말처럼 ‘오래된 숙원’을 풀고 3년만에 상장에 성공했지만 들뜬 모습은 없었다.
지난 12일 <디지털데일리>와 만난 윤 대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코스닥 상장 성공에 대한 소회 대신 내년 30% 이상 성장, 2020년 국내 상위 3번째 보안 기업, 2025년 일본 매출 100억, 2030년 미국 진출, 그리고 인공지능(AI)보안 연구개발(R&D) 센터 설립까지, 중장기 추진계획부터 줄줄이 쏟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란지교시큐리티는 2014년 지란지교소프트 보안사업본부에서 독립 분사할 때부터 상장을 준비해 온 기업이다. 전 임직원에게 상장을 향한 일관된 메시지를 지속 전달하고, 경영전략 수립·실적 관리를 꾸준히 해 왔다. 이 때문인지 지난 9일 지란지교시큐리티가 케이비제5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완료한 날, 임직원은 상한가를 상징하는 빨간색 옷을 입고 ‘생일 파티’처럼 행사를 즐겼다.
“개인적으로 지란지교소프트부터 지금까지 18년이 걸렸다. 분사 때부터 준비했던 상장사업이 3년만에 완료돼 오래된 숙원을 푸는 느낌이다.”
윤 대표는 이같이 운을 띄우고 상장 이후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 틈바구니에서 최소 30년 이상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상장이라 포부도 컸다. 윤 대표가 직접 밝힌 상장 이후 청사진과 구체적 전략을 들어봤다.
◆내년부터 AI보안 연구 시작…약 30억원 투입=윤 대표는 미래 보안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신사업으로 인공지능(AI)을 선택했다. 내년부터 당장 AI보안 연구를 시작해 R&D 연구센터를 설립할 방침이다.
윤 대표는 “내년부터 AI보안 연구를 시작해 2~3년 내 관련 R&D 연구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20~30억원가량을 투입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우수 인재들을 데려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전문인력을 통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등이 활용된 AI 보안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 현재 국내에 AI 전문인력이 부족한 만큼, 실리콘밸리 등 해외에서도 인재를 적극 물색하고 관련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우선적으로 자신 있는 메일보안 분야에 AI기술을 적용키로 했다.
윤 대표는 “AI가 전체적인 메일 트래픽을 보고 공격의 유형과 프로세스 등이 일반적인지, 과거 행위와 유사도는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어 보안전문가의 판단을 돕는다”며 “악성코드 분석에만 2000~3000명을 두는 기업도 있는데, AI를 활용하면 이를 최소화할 수 있어 비용 효율화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AI로 대략적인 사항을 구분하고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빨리 대처하는 것이 보안을 위해 중요하다”며 “지란지교시큐리는 국내에서 3800개 기업에 메일보안 제품을 납품하고 있으며 트래픽만 몇 억건씩 쌓이는 등 빅데이터는 충분하기 때문에, 머신러닝 등의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기업들과 협력할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보안업계, 해외만 나가면 고전 “우리는 다르다”=이와 함께 윤 대표는 해외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표는 2025년 일본에서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고, 2030년 미국에 법인을 설립해 가시적인 현지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지사로 해외에 진출하면 100%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외부의 압력과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자발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사장 이상의 의사결정권자가 직접 해외에 나가 콘트롤해야 하며, 현지 상황에 맞는 전략과 제품을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한국 내 잘 팔리는 제품을 현지화해서 팔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오산”이라며 “현지인들과 호흡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을 가져가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
지란지교소프트의 계열사인 일본법인 지란소프트재팬은 오치영 대표가 책임지고 이끌고 있다. 직원 60%는 일본인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70억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 1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2020년 자스닥 상장 준비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일본 진출 사례 노하우를 갖고 별도 법인을 통해 미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윤 대표는 “국내에서는 다양한 수요를 맞추려다 보니 메뉴와 기술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미국이나 일본시장에 가져가면 무조건 실패한다”며 “특정 시장과 특화된 제품을 고안하고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파트너를 찾아 유통구조를 파악해야 하는데, 성공까지 최소 15년은 내다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은 북한 및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 들어오는 지역으로, 이러한 트래픽은 글로벌 보안시장에 높은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이러한 기반을 활용해 현지에 맞는 새로운 제품으로 미국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글로벌 보안기업 파이어아이의 설립자도 미국인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해외시장에 대한 오너의 의지”라며 “미국시장의 경우, 오치영 대표 또는 내가 직접 나가 회사를 새로 만들고 현지인을 주로 채용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상장 이후 선보일 첫 신제품은?=단기적으로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연 3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에도 30% 성장을 기록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2년간 준비한 새로운 문서중앙화 솔루션이 내년초 출시를 앞두고 있어 내부적으로 거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윤 대표는 “2년간 준비한 문서중앙화 솔루션인 기업용콘텐츠관리(ECM)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내년 초 출시할 예정”며 “정보 유출 및 랜섬웨어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고, 파일탐색기 내 폴더처럼 이용하기 때문에 사용 편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솔루션은 PC에 문서를 남기지 않고 손쉽게 작업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사용자는 PC에서 파일탐색기 내 ECM폴더를 이용해 문서 작업 및 파일 관리를 할 수 있지만, 실제 파일은 PC가 아닌 중앙 서버에 담겨 있다. 개인 PC에 어떤 기록이나 파일도 남지 않는다.
이에 랜섬웨어 공격이 들어와도 파일을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는다. 이렇듯 회사 보안 관리를 강화하면서도, 직원 입장에서는 일반 폴더처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 중복 분서 제거 등을 통해 스토리지 절감도 가능하다.
윤 대표는 “보안은 기본이며, 슬랙(Slack) 같은 협업솔루션까지 가능한 제품”이라며 “중앙에서 콘텐츠를 관리하고,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슬랙과 같은 모습을 이용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마지막으로 윤 대표는 “코스닥 상장은 인정을 받은 기점으로, 지금까지 성장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큰 성장을 보게 될 것”이라며 “기업고객뿐 아니라 일반 고객들도 잘 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안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진짜 성공한 해외진출 보안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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