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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부산은행이 핀테크 기업에 4억원을 투자한 이유

박기록

사진 왼쪽 4번째부터, ㈜텔큐온 김승훈 대표, 부산은행 빈대인 미래채널본부장(부행장), ㈜틸론 최백순 대표
사진 왼쪽 4번째부터, ㈜텔큐온 김승훈 대표, 부산은행 빈대인 미래채널본부장(부행장), ㈜틸론 최백순 대표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BNK금융그룹 계열의 부산은행이 핀테크 기업인 (주)틸론, (주)텔큐온 2곳에 각각 2억원씩 총 4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산은행이 핀테크 기업에 직접 투자한 첫 사례다. 부산은행 미래채널본부 빈대인 부행장은 28일 두 업체와 투자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핀테크가 국내 금융권 전반에 걸치 화두이고, 이 때문에 주요 은행들이 저마다 핀테크기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자본을 직접투자하는 사례는 의외로 적다는 점에서 이 소식은 주목할만하다. 아이디어만으로 수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은 여전히 현실에선 신데렐라처럼 동화같은 일이다.

"막상 핀테크 기업에 투자하려면 기술력과 재무구조, 인적자원 등을 고루 살펴봐야하는데 은행의 심사 적격 기준을 통과하기가 쉽지않다"는 게 은행권 실무 담당자들의 얘기다.

이번 부산은행의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도 이러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부산은행측에 따르면, (주)틸론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방식으로, (주)델큐온은 보통주 방식으로 각각 지분투자를 했다고 밝혔다. 투자된 자금은 시설투자와 연구비 용도로 사용된다. 지분투자의 형식은 약간 다르나 두 회사의 경영권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다. 현행 은행법상 지분 획득 한도가 15% 이하다.

부산은행측은 이번에 핀테크 기업 투자 결정의 배경과 관련 몇가지 이유를 밝혔다. 핀테크산업 육성에 나서는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합하고, 핀테크 산업 활성화에 동참하며, 아울러 부산은행의 신성장 분야 투자처 발굴이라는 목적이 동시에 결합됐다고 설명했다. 은행으로서 갖는 공익적 기여와 함께 투자 수익도 동시에 고려했다는 것이다.

다만 부산은행이 투자한 두 회사 모두 규모면에선 스타트업 수준의 핀테크 회사는 아니다. 오히려 핀테크 바람이 불기 이전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 IT기업들이다.

(주)틸론은 이미 금융권에서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는 가상화및 클라우드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특히 VDI분야에서 두각을 보였다. 2001년에 설립됐으며 이미 2015년에 코넥스에도 상장한 업체다. (주)델큐온은 2008년에 설립됐으며 보안전문회사다. 이 회사는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올해 연말까지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이 회사 최백준 대표는 "핀테크 기반의 지문인식 디바이스 사업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BNK금융그룹과 부산은행은 그동안 지역내 핀테크 기업 육성을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투자에 부산, 경남지역 핀테크기업들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아직 투자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했기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부산은행이 지분 투자를 한 핀테크 기업의 제품들이 부산은행을 포함한 BNK금융그룹에 우선 납품될 수 있는지도 관심사다. 그러나 부산은행 스마트사업부 관계자는 "입찰은 모든 참여 기업들에게 공정해야하기때문에 심사 기준을 충족해야하며, 지분 투자를 받았다고 해서 입찰에서 유리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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