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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2000억 규모 산업은행 차세대사업 수주전 '불참'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11일 오후 약 2000억원 규모의 산업은행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 주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 접수가 마감된다.

하지만 당초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산업은행 차세대사업이 의외로 싱겁게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SDS가 금융 IT시장을 철수한 이후 대형 금융IT 시장을 SK(주) C&C와 양분해 왔던 LG CNS가 산업은행 차세대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지난 9일 컨소시엄 구성 업체들을 대상으로 산업은행 차세대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차세대사업은 주사업자인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게 된다. 대기업이 SI(시스템 통합)사업으로 산업은행 차세대 사업에 참여하되 중소기업도 일정비율(50%) 이상 참여시키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차세대시스템 사업은 2017년 2월부터 2019년 5월까지 27개월간 진행되는 대규모 금융 IT사업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정보시스템이 1990년대 후반의 비즈니스모델과 기반기술로 구축된 낙후된 시스템으로 사용자 업무요구 적기 지원, 변화하는 금융환경 및 법·규제에 대응이 곤란하다는 판단아래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추진해왔다.

산업은행은 이번 사업을 통해 ▲업무 프로세스 중심의 기능 및 데이터 통합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데이터 분석 능력 강화 ▲고객 응대를 위한 마케팅 및 영업 체계 개선 ▲신기술 기반의 비즈니스 및 IT 혁신 ▲유연하고 안정적인 IT인프라 구축 과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IT업계에선 금융권 대형 차세대사업이라는 점과 공공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IT서비스업체의 참여가 허용된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 사업을 주목해왔다.

하지만 당초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 이번 사업에서 LG CNS가 사업 참여를 포기하면서 다른 경쟁 기업의 수의계약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전면적인 사업 재검토가 이어질지 등의 경우의 수가 많아졌다.

이에 대해 LG CNS 관계자는 “산업은행 차세대 사업의 범위가 깊고 방대해 현 예산에서 사업 참여가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차세대시스템은 업무의 유사성 등을 고려해 7개 그룹, 49개 프로젝트로 추진되며 신규·재구축 117개, 분재개발 11개, 대응개발 28개, 현 업무시스템 기능 유지 12개 등 총 168개 단위업무 중 156개 단위업무 시스템을 개발한다.

일반 대형 시중은행의 차세대시스템과 비슷한 규모지만 정책금융의 특수성과 일반 은행업무 등을 그대로 지원해야 한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일정대로라면 산업은행은 제안서 접수 마감 후 15일과 16일 제안설명회를 거쳐 17일 목요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하지만 LG CNS가 사업을 포기할 경우 현실적으로 SK(주) C&C가 단독으로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SK(주) C&C 단독 응찰로 유찰될 경우 산업은행은 재공고를 내야 하며 여기서도 유찰되면 단독 제안사를 대상으로 수의계약을 진행해야 한다. 절차상으로 문제는 없지만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경우 우선협상과정에서 산업은행이 가격협상력을 쥘 수 없게 돼 상대적으로 업체에 끌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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