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웅 칼럼

[취재수첩] 불량 상임위 미방위, 누구 책임인가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잦은 파행에 법안 처리 지연. 19대 국회 대표 불량 상임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가 20대 국회에서도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미방위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 단말기유통법 개정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의 법안심소 소위 상정 여부를 논의했다.

이날 전체회의 안건은 KBS EBS 결산 승인이었지만 주인공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이었다. 이 법은 야 3당 국회의원 160명이 공동으로 발의했다. 말 그대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으로 재적 이사 비중을 여야 공평하게 재편하는 것이 골자다. 어떤 한 의원은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영방송법은 새누리당의 반대로 법안심사 소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확히는 새누리당 당론도 아니다. 어찌됐든 새누리당 반대로 공영방송법은 제자리걸음이고 단통법 등 나머지 100개 법안도 공중에 뜬 상태다. 야당이 공영방송법 회부가 전제되지 않으면 나머지 법안을 회부하지 않겠다며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새누리당의 반대에 설득력과 논리가 없다는 점이다.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은 “간사간 협의해서 안건으로 올려 대체토론을 하던지 소위에 회부하던지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신상진 미방위원장도 “당론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박대출 새누리당 간사는 모로쇠로 일관하고 있다. 법안 자체에 논쟁거리가 많다면 소위에 회부시킨 이후 논의하면 된다. 이미 대체토론도 거쳤다. 새누리당은 의견도 내놓지 않고 있다. 29일 전체회의에서도 야당 위원들이 한마디씩 하는 와중에 새누리당 위원들은 일부만 참석해 빈축을 샀다.

초선 의원인 국민의당 신용현 위원은 “미방위는 민생법안 등 법안 하나도 상정하지 못하고 있다. 불량 상임위 오명을 20대 국회에도 반복할 것인가”라며 안타까워했다.

불량 상임위 책임에는 여야가 없다. 하지만 지금 새누리당의 모습은 국민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아몰랑’으로 일관하는 어느 한 분의 행보와 다를 바 없다.

미방위는 이번 주 다시 대체토론 날짜를 정할 예정이다. 정기국회 마감까지는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미방위가 20대 국회에서는 불량 상임위 오명을 벗기를 바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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