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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의 위기감... '디지털금융' 전략, 올해는 달라질까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KB금융은 국내 1위 금융그룹이란 평가가 무색하게 그동안 '디지털금융' 부분에서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가장 치열했던 '모바일뱅크' 부분에서 지난해 6월 국민은행이 '리브'를 선보이긴했지만 우리은행 '위비뱅크'보다 1년 정도나 뒤쳐졌고, 또 '비대면채널' 중심의 셀프뱅킹시스템을 핵심으로 하는 스마트 브랜치 전략에서 신한은행에 비하면 주목도에서 밀린다.

또 홍채를 비롯한 혁신적인 생체인식 기반의 모바일(스마트폰 기반) 결제에선 KEB하나은행 등 타 은행보다 뒤졌다.

디지털금융이 아직 경쟁 초기라서 우열의 비교가 큰 의미는 없다지만 대한민국 대표 금융그룹을 자임해왔던 KB금융의 행보는 어딘지 답답했고, 획기적인 돌파구가 필요해 보였다.

물론 앞서 KB금융은 지난 2015년말 진행된 2016년 임원인사및 조직개편에서 디지털금융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주요 금융그룹중에서 '디지털금융' 시장을 리드한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이런 위기의식의 발로일까.

KB금융그룹은 지난 6일 그룹 전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2017년 그룹경영진 워크숍'에서 '디지털금융'을 주제로 꽤 깊이있는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이 워크숍은 매년 그룹내 각 계열사 대표, 경영진이 참여한다. 매년 초 그룹의 전략방향을 공유하고 이를 어떻게 추진할지 논의하는 자리로, 올해는 최근 현대증권을 흡수해 출범한 통합 KB증권 임원들도 함께 참여했다.

KB금융그룹측은 이번 워크숍에서 제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파고 속에서 금융의 생존전략은 무엇이며, 디지털 금융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와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워크숍에선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을 초청해 경영 특강을 부탁했다.

KB금융그룹측은 외부인사인 정 부회장을 초청한 것에 대해 “경쟁사이지만 배울 것은 배워야 하며, 승자 독식이 원칙이 적용되는 미래 금융에 대해서는 반드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어야 한다”는 윤종규 회장의 혁신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이번 워크숍에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금융을 위한 혁신의 DNA를 KB금융그룹에 어떻게 적용할지 논의를 위해 내부 경영진들과 외부 패널간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으며, 패널토론에서는 모바일, 생활금융플랫폼 등 KB의 디지털금융에 대한 현주소를 파악하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전략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윤종규 회장은 이번 워크숍을 통해 2017년 전략과제로 ▲차별적 시너지 창출을 통한 그룹 종합경쟁력 1위 달성', ▲'디지털 KB(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금융 선도), ▲역동적 비즈니스 플랫폼 구현 등을 제시했다.

앞서 최근 단행한 KB금융그룹의 조직 개편을 통해, 지주사에는 미래금융부 산하에 KB 이노베이션 허브(Innovation Hub)조직을 두어 핀테크 전략을 주도할 수 있도록 했고, 국민은행에는 미래채널그룹에 스마트마케팅부와 스마트채널지원 유닛(Unit)을 신설해 비대면 마케팅과 디지털금융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개인고객그룹을 고객전략그룹으로 재편하고 ‘데이터분석부’를 신설했다.

디지털금융 시장에서의 경쟁은 냉혹하다. 혁신적인 서비스 전략만이 살아남는다. 조직개편을 세밀하게 하고 각오를 다진다고 결과가 따라오지는 않는다.

KB금융이 남다른(?) 위기감을 발판으로 올해 국내 디지털금융 부문에서 퍼스트 무버로 올라섰다는평가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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