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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신년기획] ‘모어 댄 무어’ 소재와 패키징으로 극복하라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복잡한 회로가 이리저리 얽혀있는 반도체는 찍고(노광), 깎고(식각), 씻고(세정), 덮고(증착), 불순물을 주입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특히 회로의 선폭을 점차 줄여나가고 이에 따라 내장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의 숫자가 늘어나는 형태로 성능을 발전시켜 왔다. 하지만 미세공정이 발전할수록 미시세계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소재나 패키징 기술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모어 댄 무어(More than Moore)’ 시대를 부채질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인텔 창업자인 고든 무어의 ‘무어의 법칙’ 이후에 전개될 새로운 시대의 법칙을 뜻한다. 반도체 성능이 2년마다 두 배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무어의 법칙이었으나 미세공정의 한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어 댄 무어는 단순한 트랜지스터 집적을 넘어서 반도체 성능을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향상시키려는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

소재부터 살피면 2000년대 이후부터 몰리브덴(Mo), 티타늄(Ti), 게르마늄(Ge), 코발트(Co), 하프늄(Hf), 탄탈럼(Ta)을 비롯해 희토류인 세륨(Ce) 등이 사용되기 시작됐다. 최신 14나노 핀펫 반도체에는 원자층증착(Atomic Layer Deposition, ALD)에는 Ta, 질화탄탈럼(TaN)과 함께 구리망간(CuMn), 루테늄(Ru), Co, 니켈실리사이드(NiSi)가 필수적이다.

오는 2020년까지 반도체에 적용되는 소재의 양이 얼마나 변할지 살펴보면, ALD와 리소그래피(노광)가 27%와 20%로 가장 높다. 이 두 가지 공정이 향후 새로운 반도체를 만드는데 있어 가장 핵심적으로 재료가 사용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습식용액, 패드와 슬러리, 화학기상증착법(Chemical Vapor Deposition, CVD), 벌크가스, 물리기상증착(Physical Vapor Deposition, PVD)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소재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다만 PVD와 같이 물리적인 증착보다는 ALD, CVD와 같이 3D 반도체(핀펫, V낸드)를 만들기 위한 장비의 쓰임새가 커지면서 소재도 함께 늘어났다고 봐야 한다.

차세대 노광 기술인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EUV)의 경우 여러 단계를 거쳐 빛을 반사시켜야 하므로 다층박막거울이 필수적이다. 더불어 투과형 마스크가 아닌 반사형 마스크에 진공에서 노광이 이뤄져서 박막(pellicle)이 반드시 사용되어야 한다. 이 박막에는 산질화탄탈(TaON), 질화크롬(CrN), TaN, Ru, Mo이 사용된다. 당연히 이들 소재의 활용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패키징은 어떨까. 웨이퍼에서 뽑아낸 칩을 어떻게 인쇄회로기판(PCB)와 연결하고 포장하느냐의 방법론인 패키징은, 현재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an Out Wafer Level Package, FOWLP)가 가장 큰 화두다. FOWLP는 입출력 단자 배선을 바깥으로 빼 입출력(I/O)을 늘릴 수 있어서 작고 빠르며 높은 전력 효율까지 갖춘 고성능 칩을 만들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나 브로드밴드프로세서(BP), 전력관리칩(PMIC) 등에 적용이 가능하다.

대만 TSMC는 FOWLP를 활용해 애플 AP 물량을 모두 수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동소자가 아닌 액티브(능동)소자에서 FOWLP를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TSMC는 후공정의 중요성을 알아보고 적극적인 투자로 모어 댄 무어 시대에 발을 들여놓았다. 삼성전자는 삼성전기와 함께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에 적극적인 연구개발(R&D)과 2640억원을 들여 투자를 진행하기로 한 상태다.

발광다이오드(LED)에서는 칩스케일패키지(Chip Scale Package, CSP)가 뜨고 있다. 보통 LED 패키지는 블루칩을 다이본딩(Die Bonding)한 다음에 패키지 틀(플라스틱 몰드)에 형광체를 입힌다. CSP는 패키지 틀을 만들지 않고 LED 칩 위에 바로 형광체를 도포하거나 형광체 필름을 붙인다. 그래서 LED 제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키지 틀, 그러니까 LED 칩 주변에 있는 하얀색 PCB가 없다.

이 외에도 전자파간섭(Electro Magnetic Interference, EMI) 차폐(Shield)도 눈여겨봐야 한다. EMI 차폐는 칩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차단,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칩과 칩 사이의 간격을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어 같은 크기의 PCB에 더 많은 기능을 적용시킬 수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패키징 시장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5.2%, 올해 시장규모만 495억달러(약 54조3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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