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핀테크... 단말기 진화로 본 '교통카드' 발전사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간편결제, 송금 등 핀테크 기술은 우리 생활을 보다 편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핀테크는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뚝 떨어진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문화 역시 핀테크의 범주에 포함된다. 우리나라 신용카드 사용률은 경이롭기 까지 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발달된 신용카드 인프라 덕에 국내 핀테크 활성화가 더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생활과 금융이 밀접하게 연결되는 것이 핀테크 기술의 목적 중 하나라고 한다면 우리나라 핀테크 시장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것 중 하나가 바로 ‘교통카드’다. 회수권, 동전 관리의 불편함을 벗어나게 해준 것이 바로 교통카드이기 때문이다.
거래량(트랜잭션)이 핀테크 플랫폼으로서 큰 가치를 가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통카드 인프라는 핀테크가 접목될 수 있는 유력한 플랫폼이다. 그 가치를 모르는 게 대중의 책임은 아니지만 아무튼 교통카드가 가진 잠재력은 강력하다.
한국스마트카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교통 부문 거래액수는 1조7813억원에 달한다. 시중은행의 스마트금융 담당 임원은 “트랜잭션 기준으로 무수한 결제가 발생하는 곳이 바로 교통카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교통카드 시장 경쟁이 본격화된 시점은 2004년부터다. 이명박씨가 서울 시장이던 때다. 2004년 7월 서울 신교통 정책에 기반한 통합 거래 비례제 등 신요금 정책에 맞는 버스 및 철도 단말기가 개발됐다. 당시 개발을 주도한 한국스마트카드는 현재 IT기술력과 교통이 융합된 티머니 교통카드시스템에 대한 구축과 정산, 티머니 카드발행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교통카드 결제를 위해선 IC칩, 모바일 지원, 결제 단말기 등의 인프라가 구성되야 한다. 무엇보다 선불결제, 혹은 금액충전 등 간편결제 및 송금 등에 적용된 기술이 그대로 적용된다. 하지만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대다수의 고객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인프라에는 큰 관심이 없다.
그러나 우리가 늘 버스에 카드, 혹은 스마트폰을 갖다 대는 단말기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진화를 거듭해왔다.
2004년 처음 서울 시내버스에 결제단말기가 설치된 이후 단말기는 8차례 변화를 겪었다. 항상 이동하는 버스에서 결제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만큼 버스 결제단말기는 이동통신기술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스마트폰으로 교통카드 기능이 흡수되면서 NFC기능을 탑재하는 등의 진화도 거듭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충전, 교통/유통의 사용 지역 및 대상 확대를 위한 단말기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왔다. 특히 버스관리시스템(BMS), 버스정보시스템(BIS) 기능을 추가해 지불 수단뿐 아니라 정보 단말기로의 기능도 확대한 바 있다.
처음 나왔던 버스단말기(B100) 모델은 승차단말기가 집계 통신 및 GPS 연계 등 기능을 보유한 주단말기의 역할을 담당했다. 광역노선 등에 도입된 B300모델은 BMS를 위한 와이브로(Wibro)모뎀내장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후 모델부터는 와이브로 모뎀은 퇴출됐다. 통신사의 서비스 축소 탓이다.
마을버스 등에 도입된 B400모델은 BMS를 위한 CDMA모뎀을 내장하고 승하차단말기에 리눅스 O/S(Operating System)탑재됐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버스 결제단말기는 모두 리눅스 운영체제로 돌아간다.
B600 서울시내버스 단말기에는 BMS및 수집을 위한 LTE모뎀이 내장되고 승하차단말기는 고성능CPU(1GHz)장착, LCD 및 요금처리부가 장착됐다. B620 승하차단말기는 고성능CPU(1GHz) 장착, LCD 및 요금처리부가 장착되는 등 진화를 거듭해왔다.
지능형교통시스템에서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교통버스시스템이다. 특히 무선기반의 시스템 도입을 통한 고도화가 꾸준히 추진되고 있으며 지난 2015년에는 실시간 무선통신망구축, 수집시스템 및 차세대 버스정보시스템 지원 등으로 발전해왔다.
핀테크 결제 시장에서 우선적으로 협력이 고려되는 분야도 교통카드다. 많은 간편결제 사업을 영위하는 기어들이 오프라인 결제 시장으로 진출할 때 우선 협력하는 서비스 중 하나가 교통카드다. 그만큼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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