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로 시작한 국내 대표 CDN기업 씨디네트웍스, 이제 중국 업체됐다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2000년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업체로 도약한 씨디네트웍스가 결국 중국 손에 들어갔다.
중국 최대 CDN 기업인 차이나넷센터(왕쑤커지)가 홍콩 자회사를 통해 한국 대표 CDN 기업인 씨디네트웍스를 인수한다고 지난 21일 공시했다. 차이나넷센터는 일본 이동통신사 KDDI가 보유한 씨디네트웍스 지분 97.82%를 211억엔(한화 약 2124억원)에 취득키로 했다.
씨디네트웍스는 지난해부터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었다. 일본 KDDI는 딜로이트재팬을 맥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씨디네트웍스 공식 매각에 돌입했다. 2011년 KDDI는 약 1940억원에 씨디네트웍스를 사들였다. 당시 씨디네트웍스의 예상 매각금액은 3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 등의 목적으로 5년만에 다시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중국 최대 CDN 업체가 사들인 것. 차이나넷센터는 중국시장에서 급부상한 CDN 업체로, 규모 확장에 힘쓰고 있다. 씨디네트웍스 인수도 세를 확장하는 동시에 중국시장에 대한 진입장벽 강화, 해외시장 진출 용이 등을 꾀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차이나넷센트는 러시아 CDN-비디오를 4억300만루블(한화 약 84억원)에 인수키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이나넷센터는 몇 년 사이 급부상해 중국 내 1·2위에 손꼽히는 CDN 업체인데, 한국에서 1위 CDN 업체를 인수했다는 것은 중국시장 내 방어막을 구축하면서 규모를 넓히기 위한 전략”이라며 “씨디네트웍스는 일본,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 얼라이언스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아시아시장을 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주요 경쟁업체를 인수하면서 차이나넷센터의 시장 장악력은 더욱 커지는 한편, 다른 업체들의 진입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일본이나 한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하기도 용이해진다”고 덧붙였다.
씨디네트웍스는 아카마이, 라임네트웍스에 이어 글로벌 선도 업체에 속한다고 스스로 자부할 정도로 해외시장 장악력을 갖고 있다. 일본 도쿄 법인, 중국 베이징·상하이 법인,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법인, 유럽 영국 런던 법인, 싱가폴 법인 등을 교두보로 전세계에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전세계 CDN 시장 8.1%를 차지하며 글로벌 3위 기업에 등극했다.
국내에서는 CDN 1위 사업자로 꼽히고, 일본시장에서도 CDN 대표 업체에 속한다. 씨디네트웍스는 2005년 일본법인을 설립했다. 중국시장에서도 부상하고 있다. 중국 내 20개 이상의 자체 네트워크 거점(PoP)을 구축하고 텐센트·시나닷컴·바이두 등 대형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에게 CDN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 유럽시장에 진출한 이후 런던을 중심으로 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 개척에도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9월에는 영국에 이어 독일 뮌헨에 사무소를 열고 유럽시장 공략의 주요 거점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차이나넷센터도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비공모 방식으로 펀드를 조성해 36억위안을 조달했는데, 이 중 10억6800만위안을 해외 CDN 설비 구축에 사용키로 계획했다. 미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인도 등에 자회사도 세웠다.
CDN은 아마존과 구글도 눈여겨볼 만큼 매력적인 시장 중 하나다. 인터넷과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했을 때 반드시 필요한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CDN 서비스는 인터넷상에서 콘텐츠가 빨리 전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버를 분산 배치시킨다. 클라우드 환경과 OTT 비즈니스에서 CDN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PR웹닷컴에서 발표한 마이크로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CDN 규모는 121억6370만달러(한화 약 13조82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도 26.9%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CDN은 점점 수익화 가능한 매력적인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업체들도 많이 뛰어들고 있다”며 “글로벌 IT기업들도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향후 클라우드 환경으로 갔을 때 CDN은 핵심 기술로 부상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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