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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냐 존속이냐…미래부, 너의 운명은?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됨에 박근혜 정부의 적자 미래창조과학부의 운명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재판관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 파면을 선고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신분이 되면서 정치권도 본격적인 대선 정국으로 돌입하게 됐다.

대선정국에 돌입하게 되면서 정부조직개편 방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상적인 대선 일정을 치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친 정부조직개편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과거 사례에서 보듯 정부조직개편안의 국회 통과에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새로운 조직이 출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불명예 퇴진한 만큼, 박근혜 지우기 차원의 조직개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근혜 지우기 차원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처는 단연 미래창조과학부다. 특히, 원내 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주요 대선 후보들은 박근혜 정부의 상징적인 부처 미래부 만큼은 손을 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과학과 ICT 정부 거버넌스 변화는 차기 정권에서도 불가피해 보인다.

과학기술 및 ICT 정부 부처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제자리를 계속해서 바뀌었다. 과기부는 교육부와 합쳤고, 정통부는 해체된 이후 지경부, 문화부, 방통위 등에 기능이 뿔뿔이 흩어졌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과학과 ICT를 합친 미래부가 탄생했다. 하지만 마라톤 성격의 과학과 빠른 성과가 요구되는 단거리 성향의 ICT간 결합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조직의 화학적 결합도 쉽지 않았다. 혁신을 주도하는 부처의 탄생은 반길 만 했지만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지나치게 정부 주도의 정책과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등으로 미래부 존립 근거는 시간이 갈수록 흐려졌다.

이에 야권 대선 주자들 대부분은 과학과 ICT 분리를 제시하고 있다.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내세우며 보수정권 이후 단행된 정부조직개편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자는 주장도 나온다.

과학을 독립적인 부처로 만드는 한편, 정부 주도 방식을 후방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ICT의 경우 독립 부처로 할 것인지 다른 부처로 기능을 이관시킬 것인지, 미디어 거버넌스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 그림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문재인, 이재명, 안철수 등은 과학기술 콘트롤타워 설립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미 과기부 부활을 선언했다. 과학기술 콘트롤타워와 ICT를 총괄하는 정보혁신부 설치를 구상 중이다. 이와 함께 문 전 대표는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설치도 제시했다.

미래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국가 공인 동물원'으로 지칭한 안철수 전 국민의 당 대표 역시 당선 될 경우 미래부 개편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중심, 교육체계 재편을 통한 성장방식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반면, 중도 및 보수 후보의 경우 현재 조직의 틀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많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미래부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조직개편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정부주도가 아닌 정부지원 체제를 강조하는 만큼, 일정부분 역할 분담 가능성은 남아있다. 남경필 지사 역시 급격한 방식의 조직개편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권을 잡을 경우 당분간은 미래부 조직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부 유지의 목적인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는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미래부 조직의 재편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여권인 자유한국당은 현재의 미래부 중심의 거버넌스 체계 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 등 공무원 사회도 미래부 존속을 희망하는 분위기다.

아직 대권 레이스가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개편 방향을 예단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후보가 결정되고 당 차원의 공약집이 나오기 전에는 확실한 것은 없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황태자였던 미래부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가운 것이 현실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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