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하고 유연한’ 77인치 투명 OLED 어떻게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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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22일 공개한 투명도 40%, 77인치 울트라HD(UHD) 해상도(3840×2160)에 곡률반경 80R(반지름이 80mm인 원의 휜 정도)을 구현한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세계 최초이면서 최대의 화면크기를 가지고 있다.
이 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TI) 주관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세계 1위의 국가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60인치 이상의 울트라HD(UHD)급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및 이를 활용한 IT 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이 사업은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강인병 전무가 총괄, 김정현 국책과제 운영단장이 사업을 맡았다. 각 세부별로 사용자인터페이스(UI)는 알티캐스트, 장비는 아바코, 패널모듈의 경우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상무가 담당했다. 59개월 동안 협업과 소통,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힘을 모아 만들어낸 성과다. 총 사업비는 1263억원(정부 470억원, 민간 793억원), 기간은 59개월이 걸렸다.
이번 성과물의 핵심은 국산화·차별화에 있다.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Transparent Flexible Display, TFD) 개발 과제에 있어서도 화이트RGB(WRGB)와 옥사이드(Oxide·산화물 반도체) 박막트랜지스터(TFT)를 바탕으로 인캡슐레이션(봉지증착) 위에 컬러필터(CF), 그리고 커버 플라스틱을 얹는 형태다. 옥사이드 TFT 아래에는 플라스틱 서브 기판(substrate)가 있고 마지막으로 투과도 가변 필름이 장착되어 있다.
고경도 플라스틱 필름은 코오롱, CF 재료는 LG화학, 고점도 코팅 장비와 저온 접착제는 나래나노텍과 KNW가 각각 수행했다. 인캡슐레이션은 주성엔지니어링, WRGB는 아바코와 연세대학교에서 스퍼터링 장비와 공정 변수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무엇보다 기존 후면발광(bottom emission)이 아닌 전면발광(top emission) 방식을 적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전면발광 방식은 투명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해상도에서도 중요한 포인트다. OLED 패널에서 고해상도를 구현하려면 개구율(실제 빛이 나올 수 있는 면적 비율) 확보가 어렵다.
자발광 소자를 사용하는 OLED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개구율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밝기를 보상하기 위해 전류량을 늘릴 경우 소자 수명이 단축되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 쉽지 않은 작업을 LG디스플레이가 해낸 셈이다.
직접 눈으로 살펴본 77인치 투명 플렉시블 OLED는 화면크기부터 사용자를 압도했다. 롤러블로 구현해도 사용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였다. 롤러블은 10만회까지 수명을 확보했다는 후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평판으로 만든 제품은 앞·뒤에서 모두 화면이 보였지만, 플렉시블과 롤러블은 아예 뒤에서는 화면이 비치지 않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투명도에 차이가 있는 것도 특징이다. 정면보다는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화면이 더 잘 보였다.
LG디스플레이 김정현 단장은 “투명 플렉시블 OLED는 시장조사업체에서도 자료가 없지만 이번 국책과제 활동을 통해 신시장을 조기 창출할 것”이라며 “기존 TV 만큼의 시장이 만들어지리라 예상하며 몇 년 이내에 제품을 선보여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2019년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확신 시기는 2021년부터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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