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성장 동력 잃은 한국후지쯔, 올해 147억원 영업손실 기록

백지영

-2018회계연도 앞두고 구조조정 실시, 20% 이상 감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한국후지쯔가 위기에 빠졌다. 적자폭은 커졌고, 20% 이상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매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던 기업용 서버와 스토리지 시장이 줄어들면서 사실상 성장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최근 금융감독원 공시(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후지쯔는 지난 3월 마감한 2017회계년도(2016년 4월 1월~2017년 3월 31일)에 17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9.2%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손실 147억원, 당기순손실은 102억원을 기록했다. 구조조정 비용에만 46억3443만원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직원수는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2016회계년도에 244명이었던 직원수가 이번 회계년도에선 192명으로 줄었다. 1년만에 50명 이상이 줄어든 셈이다.

한국후지쯔가 국내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버, 스토리지 등의 하드웨어 시장 약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의 가상화 및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 확대 등에 따라 이 시장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엔 국내에서도 제조사개발생산(ODM)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물론 하드웨어 사업 이외에도 한국후지쯔는 판매시점관리(POS)나 포터블 브랜치, 정맥인증솔루션 등을 통해 유통·금융 분야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소의 발정과 건강상태를 관리하는 우보시스템을 국내에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후지쯔 본사의 솔루션이 국내 실정과는 맞지 않은 경우가 많아 국내 도입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후지쯔는 올해로 창립 43주년을 맞이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3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본사의 하드디스크 사업부를 매각과 PC사업 철수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규모가 줄었다.

지난 4월 한국후지쯔는 사업부문과 관리부문을 각각 대표할 2명의 대표이사(전무)를 선임한 바 있다. 구조조정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안정화시키고, 새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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