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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신한은행 ICT전략…“빅뱅식 차세대 추진 안해, x86 비중 확대”

박기록
<서면 인터뷰> 서춘석 신한은행 부행장 (ICT그룹 및 디지털그룹장)

- “빅뱅식 차세대시스템은 추진하지 않을 것, 신규 시스템은 x86 확대해 유연성 확보”
-“디지털전략은 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을 중심으로 중점 대응”
-“북미 법인 등 해외에서 효과, 클라우드 도입 계속 확대할 것”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최근 신한은행은 2017년 하반기 정기 인사와 함께 디지털그룹을 새롭게 출범시키는 한편 기존 ICT조직도 ICT 1본부, 2본부로 확대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3월, 위성호 행장 취임이후, 내부적으로 검토해왔던 디지털그룹 조직이 마침내 윤곽을 드러냄으로써 보다 역동적인 신한은행의 향후 디지털뱅킹 전략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기존 ICT그룹을 총괄해온 서춘석 부행장이 디지털그룹장까지 겸직하게 됨으로써 주목을 끌었다. 현재 KB국민, KEB하나은행, 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ICT 그룹과 디지털그룹(또는 미래채널그룹)을 분리하고 각각 전담 총괄 임원을 따로 두고 있는 것과는 분명히 차별화된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측은 “지주와 각 계열사에 CDO를 신규 임명하고, 디지털과 ICT를 일원화된 의사결정 체계 하에 두게 된 것이기 때문에 (총괄 책임자를) 분리할 계획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향후 국내 금융권에서 ICT그룹과 디지털그룹 조직을 분리하느냐 통합운영하느냐가 중요한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신한은행은 CDO 직제를 통해, ICT그룹과 디지털그룹을 1명의 총괄 책임자가 맡는 전략을 택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최근 신한은행의 조직개편과 관련, 주요 ICT 현안 및 디지털그룹 운영 전략에 대해 서면 질의했다.

관련하여 서 부행장은 ICT및 디지털그룹 조직의 운영, 신한은행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추진 시기, 클라우드 도입 확대 계획, 신한금융그룹 IT조직의 운영전략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다.

먼저, 서 부행장은 차세대시스템 추진 계획에 대해 “과거와 같은 빅뱅식 추진 계획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아울러 “유연하고 효율적인 시스템 구조로 발전하기 위해 글로벌을 포함한 신규 시스템을 x86기반의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분에서 신한은행의 혁신적인 ICT 전략에 대한 방향성을 유추할 수 있다. 즉, 신한은행은 기존과 같은 빅뱅식 대규모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지양하되, x86과 같은 유연한 시스템으로 시스템의 효율성을 확보한 뒤 궁극적으로는 향후 클라우드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앞서 PI컨설팅 사업자 선정에 나선 KB국민은행의 미래 IT전략과도 부분적으로 오버랩된다.

이와함께 서 부행장은 신한은행 디지털그룹의 올해 하반기 주요 추진 사업 계획과 관련 “특정 부분에 편중되지 않을 것이며 특히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의 분야는 일시적인 트랜드가 아닌만큼 지속적으로 대응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금융권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클라우드 도입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지난해 북미 사례 적용에서 효과를 봤으며,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도입을 확대하고 국내에서는 관련 규정을 준수하면서 클라우드 도입이 허용되는 업무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그룹의 IT자원을 한 곳으로 모아 제공하는 SSC(세어드서비스센터) 방식의 도입 가능성에 대해 서 부행장은 “효율성에 있어서 최선의 선택인지는 의문”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음은 서춘석 부행장의 답변을 중심으로, 신한은행의 ICT 및 디지털 전략을 정리한다. 의미의 전달을 분명히 하기위해 가급적 답변의 원문을 그대로 옮겼다. <편집자>

◆ ICT그룹과 디지털그룹장을 겸임하는 이유, 한시적인가? 원래 방침인가?

=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방향’과 ‘속도’가 핵심적인 성공 요소이다. 여기에서 방향은 비즈니스 전략, 속도는 서비스 구현 및 실행이라고 볼 때 비즈니스와 ICT기술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융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즉, 금융시장과 고객을 잘 이해하는 현업조직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서비스를 개발하는 ICT조직이 서로 밀착하여 움직여야 디지털의 완성도와 속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 고객중심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보다 민첩하고 유연한 대응체계가 필요하다. ICT와 비즈니스의 협업체계를 강조하는 애자일 (Agile) 등 디지털에 적합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일산센터에 위치한 ICT본부를 본점 인근 건물로 조속히 이전(올해 8월) 이전할 계획이며, 특히 디지털 현업과 개발조직은 동일공간에서 일하면서 업무 효율성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CDO로서 두 조직의 역할과 장점을 잘 융합하여 협력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적으로 실천해 갈 것이다. 궁극적으로 고객 입장에서 보다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그 동안의 경험과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신한금융그룹의 새로운 디지털 전략에 따라서 지주와 각 계열사에 CDO를 신규 임명하고 디지털과 ICT를 일원화된 의사결정 체계 하에 두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후의 계획은 없다.
◆ICT그룹은 1본부와 2본부로 확대 개편됐다. 각 본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 ICT 1본부는 ICT기획부, 금융개발부, 정보개발부로 구성됐고, ICT 2본부는 디지털개발부와 글로벌개발부로 구성됐다.

1본부는 ICT발전 방향과 서비스 품질관리, 미래 지향형 시스템 설계 등 ICT 전반에 걸친 기반 역량을 강화하고, 아울러 은행의 근간이 되는 코어뱅킹 등 금융 본연의 기능에 집중한다. 안정적으로 IT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2본부는 전행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과 글로벌 영역에 대한 개발을 전담한다. 최근 디지털 사회로 빠른 변화 흐름과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조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의 차세대시스템 추진 계획은?

= 과거와 같이 코어뱅킹 시스템과 플랫폼 전체를 빅뱅 방식으로 전면 개편 하는 차세대 프로젝트는 별도로 계획하고 있지 않다. 신한은행은 이미 십 수년 동안 유닉스 기반의 오픈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과거 차세대 프로젝트가 투자 비용과 리스크가 매우 많은데, 최근 대규모 시스템 통합이나 낙후된 인프라의 전면 업그레이드 등 과 같은 전행 차원의 대형 이슈와 니즈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유연하고 효율적인 시스템 구조로 발전하기 위하여 글로벌을 포함한 신규 시스템을 x86기반의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와함께 최근 디지털시대 흐름 에 따라 클라우드와 SDx, 빅데이터 플랫폼, 오픈 API,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 도입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주회사형 금융그룹의 경우 IT조직을 통합 운영하기위한 SSC 방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의 입장은 어떤가? 만약 SSC가 아니라면 신한금융의 IT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 신한금융그룹 전체 ICT전략 방향을 신한은행 입장에서 특별히 언급하기는 어렵다. 다만 토털 아웃소싱 형태의 SSC전략으로 당장 추진하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룹 SSC를 통한 일부 효율화 효과가 있겠지만, 최근 디지털 등 비즈니스를 더 신속하고 유연하게 ICT가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SSC가 적합한 모델인지는 고민해야 한다.

후선의 통합된 별도 조직에서 세어트 서비스(Shared Service)를 제공하기 보다는 비즈니스에 더 밀착하여 필요한 서비스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ICT 조직구조와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에 원 신한(One Shinhan)차원의 그룹 ICT통합 플랫폼서비스(표준 Open API 등)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그룹사의 ICT 협업체계, 디지털 기술 및 인프라 표준화, 디지털 기술 전문가 확보 등 앞으로도 시너지 극대화 차원에서 각 그룹사가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신한은행이 올해 하반기에 중점을 둘 디지털금융 전략은?

= 디지털전략은 채널, 기술, 상품 및 서비스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혁신을 추진하는 것으로 스마트금융채널, 신규 핀테크서비스 등 특정 분야에 무게중심을 두지는 않고 있다. 고객 니즈, 시장환경, 기술 성숙도와 고객 수용성 등을 고려해 적절한 자원을 유기적으로 할당할 계획이다.

이번 디지털그룹을 랩(Lab) 단위로 개편한 것도 급속한 디지털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취지다.

현재 신한은행은 S뱅크, 써니뱅크 양 모바일 채널의 통합작업을 진행중이다. 통합과정에서 기존 오프라인 중심으로 구현됐었던 프로세스를 디지털환경에 맞게 최적화해 고객 편의성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그리고 디지털기술 중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는 잠시 흘러가는 단기 트렌드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금융산업을 바꿀 메가 트렌드로 인식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각 기술별 로드맵에 따라 시장을 선도하는 차별적 서비스를 출시하고, 또한 국내에서 축적된 디지털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현지법인에도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내 북미 법인에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등 클라우드 적용에 적극적이다. 향후 신한은행의 클라우드 도입 전략은 ?

= 최근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디지털 기술 활용을 위한 새로운 인프라 구축 필요성이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필요한 시스템 리소스를 무한정 늘려서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다 신속하고 유연한 인프라 환경 구성을 위한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2016년 북미법인의 인터넷뱅킹 서비스에 퍼블릭 클라우드를 적용하면서 거래 속도, 운영 안정성,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효과가 있었다. 향후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인프라 운영을 위한 추가적인 확대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도 ICT직원들의 개발 및 테스트 환경을 시작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으며, 고객정보가 없는 일부 위성사이트를 중심으로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국내 규정상 고객정보가 있는 시스템을 그대로 퍼블릭 클라우드 형태로 옮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러 유형의 클라우드 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 경험을 축적하면서 향후 규제 변화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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