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약정할인율 확대를 놓고 통신사와 정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충분히 요금할인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인 가운데 사업자들은 이미 할인율이 초과 적용됐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선택약정할인율 조정의 근거는 바로 지원금 수준이다.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는 이용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단말기를 바꾸지 않고 이용하거나 공단말기를 구매해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요금할인을 통해 지원금에 준하는 혜택을 보게 한 것이다.
단말기유통법 시행과 함께 처음에는 12%로 시작했다가 20%로 조정됐고 정부가 다시 25%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장관 재량으로 5%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는 근거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통신사마다 지원금 지급규모가 다른 만큼, 일률적으로 볼 수는 없다.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숫자를 공개하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통신3사는 현행 20% 할인율만해도 지원금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정부는 요금할인율과 관련해 왜 5%p를 확대할 수 있는지 근거를 제시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계산한 숫자와 차이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어느 사업자가 정부와 각을 세우고 싶겠느냐”며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데 부담을 무릅쓰고 정부와 소송을 벌이려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반면, 과기정통부 입장은 다르다. 이미 25%로 올려도 충분히 시장에서 지급되는 지원금 규모를 충족한다는 것이다.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이통사들이 얘기하는 것은 갤럭시S8 등 요금할인율이 높은 고가 단말기에 국한된 것”이라며 “실제 이통사와 제조사 지원금까지 포함했을 경우 할인율은 25%를 상회한다”고 말했다.
양 실장은 “중저가 단말기 등 시장에 지급되는 지원금 평균을 산출하면 25%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우리도 법적 검토를 진행했으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15일 저소득층의 이동전화 요금을 1만1000원 감면하는 내용의 고시개정안을 행정 예고하며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에 고삐를 죄고 있다. 어르신 요금감면 등을 포함, 취약계층 요금감면 효과는 연간 44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선택약정할인율 확대폭, 가입률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연간 수천억원의 요금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매출,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통신3사가 정부를 상대로 실제 소송에 들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